고흥집 44. 우리 집 후박꽃 2014.4.20.
겨울나기를 마치고 봄부터 천천히 꽃대를 올리면서 살그마니 벌어지는 후박꽃은 퍽 오랫동안 봉오리를 벌린다. 후박꽃은 옅고 여린 내음을 바람결에 실어 살살 퍼뜨린다. 벌과 나비는 후박꽃이 피어난 줄 일찌감치 알아채고 잔뜩 몰려서 노래한다. 꽃이 먼저 피고 새잎이 돋으려고 잎망울이 벌어진다. 후박꽃이 피면 벌나비가 즐겁고, 후박꽃이 지며 후박알이 맺히면 새들이 즐겁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며 잎이 푸르면, 후박나무와 살아가는 사람이 즐겁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