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다'와 '지저분하다'라는 낱말을 잘 살펴서 쓸 수 있으면,
추레하다와 꾀죄죄하다도 알맞게 나누어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느 때에는 이런 낱말을 잘 안 쓰다가
이 낱말들 뜻과 쓰임새를 살피면서
괜히 마음이 힘듭니다.
더럽거나 깨끗한 것은 따로 없을 테지만,
마음에 더러운 때가 끼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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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다·지저분하다·추레하다·꾀죄죄하다
→ ‘더럽다’와 ‘지저분하다’는 서로 같은 뜻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렇지만 두 낱말은 느낌이 다릅니다. ‘더럽다’는 어떤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이 안 좋거나 거북할 때에 씁니다. ‘지저분하다’는 어떤 모습이 보기에 안 좋거나 거북할 때에 씁니다. ‘추레하다’라는 낱말도 뜻은 비슷하지만, 허름해 보인다든지 가난해 보인다고 하는 느낌을 더 얹을 때에 씁니다. ‘꾀죄죄하다’는 보기에 무척 안 좋다고 할 만할 때에 써요. ‘꾀죄죄하다’는 큰말이고 ‘괴죄죄하다’나 ‘꾀죄하다’처럼 쓰면 여린말입니다.
더럽다
1. 때, 먼지, 찌꺼기가 끼거나 묻거나 붙다
- 어디에서 놀다 왔기에 옷이며 얼굴이 이렇게 더럽니
- 더러운 옷을 깨끗하게 빨았다
2. 물에 찌꺼기나 다른 것이 섞여서 맑지 않다
- 냇물이 더러우니 다슬기가 살지 못한다
- 쓰레기 때문에 바다가 더러워서 들어가 놀지 못합니다
3. 거칠거나 어수선하게 여기저기 널려서 보기에 나쁘다
- 밀가루를 잔뜩 어질러서 부엌 바닥이 더럽구나
-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 때문에 저쪽은 너무 더럽다
4. 말이나 몸가짐이 그릇되거나 막되거나 좁다
- 입에 담기 어려운 더러운 말은 하지 말자
- 힘이 여린 동무를 괴롭히다니 너무 더러운 짓 아니겠니
5. 어떤 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마음이 나쁘다
- 곰곰이 생각해 보는데 이 일은 더러워서 못하겠네
- 마음이 더러우면 이웃이 하나둘 떠난다
지저분하다
1. 거칠거나 어수선하게 여기저기 널려서 보기에 나쁘다
- 방바닥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니
- 책상 서랍이 너무 지저분하니 좀 치우렴
2. 때, 먼지,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거나 묻다
- 얼굴이 지저분하니 좀 씻자
- 빗길을 달렸더니 자전거가 많이 지저분하네
3. 말이나 몸가짐이 그릇되거나 막되거나 좁다
- 왜 자꾸 반칙을 하면서 경기를 지저분하게 할까
추레하다
1. 옷이나 겉에 때, 먼지, 찌꺼기가 끼거나 묻거나 붙어서 말끔하지 않거나 가난한 티가 난다
- 옷차림은 추레하지만 마음은 깨끗하다
2. 몸가짐이나 남 앞에 선 모습이 하찮거나 허름하거나 떳떳해 보이지 않다
- 돈이나 힘은 없으나 추레하게 살지는 않는다
꾀죄죄하다
1. 옷차림이나 겉모습이 무척 보기 나쁠 만큼 때, 먼지, 찌꺼기가 붙거나 묻다
- 퍽 오래 안 씻었는지 꾀죄죄한 옷차림이다
- 설날인데 꾀죄죄한 옷은 벗고 깨끗한 옷을 입으렴
2. 마음 씀씀이나 하는 짓이 매우 좁고 보잘것없다
- 꾀죄죄하게 돈 100원 때문에 부아를 내니
(최종규 . 2014 - 새로 쓰는 우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