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순이



  아이들과 함께 책방에 간다. 아이들은 부산하게 골마루를 돌아다니면서 논다. 책방에 막 들어오는 손님 한 분이 “난 책방에 있는 아이들이 가장 예쁘더라.” 하고 말하면서 웃는다.


  책순이는 책방 골마루를 휘젓듯이 달리면서 놀다가도 제 눈에 뜨이는 예쁜 책이 있으면 덥석 집고는 걸상을 찾아 살며시 앉고는 조잘조잘 스스로 읽으면서 논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걸상에 그림책을 올려놓는다. 다시 골마루를 달리면서 논다. 책방지기는 아이가 골마루에서 뛰놀아도 말리지 않는다. 고마운 노릇이다.


  가만히 생각하면, 아이들은 책방에서든 마당에서든 들에서든 바다에서든 뛰어논다. 마당에서는 마당순이가 되고, 들에서는 들순이가 되며 바다에서는 바다순이가 된다. 어릴 적에는 몸이 무럭무럭 자라듯이 몸을 쓰며 놀고, 이윽고 마음을 차곡차곡 다스리도록 마음을 쓸 적에는 골마루를 달리며 놀기보다는 책을 펼쳐 마음으로 날갯짓을 하며 놀기를 즐긴다. 그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그때까지 기다리면 즐겁다. 아니, 그때까지는 몸밥을 먹고, 그때부터는 마음밥을 먹는다. 아니, 몸밥은 새롭게 마음밥이요, 마음밥은 새삼스레 몸밥일 테지.


  책방순이야, 책방에서 네 생각날개를 훨훨 펼치렴. 4347.3.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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