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16) 휘하의 1 : 휘하의 육군

 

오히려 필리포스 왕에게는 이렇게 단순한 상대와의 싸움이 더 여유로운 지휘였을지도 모른다. 역시 휘하의 육군은 주변 세계에서 최강.
《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히스토리에 (8)》(서울문화사,2013) 129쪽

 

  “이렇게 단순(單純)한 상대(相對)와의 싸움이”는 어떻게 보면 좋을까요. 어느 싸움터에서 무턱대고 앞으로 치고 들어오는 이들을 가리켜 이처럼 말합니다. 그러니까, 맞은편에서 보여주는 모습대로 “이렇게 무턱대고 들어오는 이들과 벌이는 싸움이”쯤으로 손볼 만합니다. ‘여유(餘裕)로운’은 ‘느긋한’이나 ‘한갓진’으로 다듬고, ‘역시(亦是)’는 ‘참으로’나 ‘참말’이나 ‘그야말로’나 ‘어느 모로 보나’로 다듬습니다. “주변(周邊) 세계(世界)에서 최강(最强)”은 그대로 두어도 될 테지만, “이웃 나라 가운데 으뜸”이나 “이웃 나라 사이에서 으뜸”처럼 손볼 수 있어요. ‘왕(王)’은 ‘임금’으로 손질해 줍니다.


  한자말 ‘휘하(麾下)’는 “장군의 지휘 아래. 또는 그 지휘 아래에 딸린 군사. ‘아래’, ‘지휘 아래’로 순화”를 뜻한다고 해요. 그런데 “지휘 아래”처럼 쓴대서 올바르지 않습니다. 지휘는 아래나 위가 따로 없어요. “지휘를 받아”나 “지휘로”처럼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그러면 ‘지휘(指揮)’란 무엇일까요?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목적을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하여 단체의 행동을 통솔함”이라 나와요. 그러면 또 ‘통솔(統率)’이란 무엇일까요? 다시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무리를 거느려 다스림”이라 나와요.

 

 휘하의 육군
→ 필리포스 왕이 거느리는 육군
→ 필리포스 왕이 이끄는 육군
→ 거느리는 육군
 …

 

  ‘휘하’는 ‘지휘’로 가고, ‘지휘’는 ‘통솔’로 갑니다. ‘통솔’은 마지막으로 ‘거느리다’나 ‘다스리다’로 가요. 그러니까, 한국말은 ‘거느리다’나 ‘다스리다’입니다.


  처음부터 한국말 ‘거느리다’나 ‘다스리다’라는 낱말을 썼다면 이 보기글은 어떠했을까요. 우리 어른들이 처음부터 한국말을 알맞고 아름답게 가누거나 가다듬으면,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앞으로 어떤 말로 쓰면서 살아갈까요. 4347.1.5.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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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필리포스 임금한테는 이렇게 무턱대고 들어오는 이들과 벌이는 싸움을 더 느긋하게 지휘할는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이녁이 거느리는 육군은 이웃 나라 사이에서 으뜸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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