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가리키는 한국말을 올바로 쓰는 모습을

거의 못 봅니다.

아무래도 가르치거나 말하는 사람조차 없어

제대로 못 쓰리라 느껴요.

 

..

 

겨를
  “어떤 일을 하다가 생각을 다른 데로 살짝 돌릴 만한 짧은 때”를 ‘겨를’이라고 해요. ‘겨를’은 그리 길지 않은 때를 가리켜요. 10분이나 한 시간쯤, 또는 두어 시간 안팎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숨 돌릴 겨를이 없다”나 “너하고 말할 겨를이 없단다”처럼 써요.


말미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어떤 일을 살짝 쉬고 다른 일을 하는 때”를 ‘말미’라고 해요. 이를테면, 회사에 다니는 어른들이 ‘휴가’를 얻는다고 하면 ‘말미’를 얻는 셈입니다. 날마다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는 어린이가 하루나 며칠쯤 학교에 가지 않고 다른 볼일을 보아야 할 적에도 ‘말미’를 얻는다고 해요.



  “벌어진 자리”를 ‘틈’이라고 해요. 이 낱말은 “사람들 틈”과 “빠져나갈 틈을 찾다”와 “너와 나 사이에 틈이 생겼다”처럼 써요. 이 뜻과 느낌을 바탕으로 ‘겨를’과 비슷하게 “어떤 일을 하다가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생각을 할 만한 짧은 때”를 뜻하기도 합니다. “그럴 틈이 없다”나 “살짝 틈을 내어 찾아왔어”처럼 써요.


사이(새)
  “어느 한 자리에서 다른 자리까지”를 가리켜요. “우리 집과 너희 집 사이에 책방이 있어”처럼 씁니다. 한편, “어느 때부터 다른 때까지”를 가리킵니다. “한 시에서 두 시 사이에는 낮잠을 자자”처럼 써요. 그리고, “어떤 일을 할 만한 때”를 가리킵니다. “쉴 사이 없이 달리다”나 “앉을 사이 없이 일을 돕다”처럼 써요. ‘틈’과 ‘사이(새)’는 모두 다른 일을 할 만한 때를 가리킨다 할 수 있지만, ‘틈’은 다른 일을 하는 모습을 가리키며 쓰고, ‘사이(새)’는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모습을 가리키며 씁니다. “틈을 내다”처럼 쓰지만 “사이를 내다”처럼은 못 써요. 한편, “쉴 새 없다”와 마찬가지로 “쉴 틈 없다”처럼 쓸 수 있기도 합니다. ‘사이’는 “서로 사귀는 사람”이나 “서로 알고 지내는 사람”을 가리켜요. “누나와 나 사이”라든지 “둘은 어느덧 좋아하는 사이가 되었다”처럼 씁니다.

 

(최종규 . 2013 - 새로 쓰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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