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480) 위 1 : 지구 위에 사는 사람

 

지구 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조물주는 한 그루 `신성한 나무'를 심고, 그 나무 아래에서 힘과 지혜를 얻고 치료받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필 레안 주니어/이현주 옮김-신성한 나무》(샨티,2005) 19쪽

 

  “모든 사람들을 위(爲)하여”는 “모든 사람을 생각해서”로 손보거나 “모든 사람들한테”로 손봅니다. ‘지혜(智慧/知慧)’는 ‘슬기’로 다듬고, “치료(治療)받고 보호(保護)받을 수 있도록”은 “아픈 데를 고치고 보살핌 받도록”으로 다듬습니다. “그 나무 아래에서”는 “그 나무 곁에서”로 고쳐써야 올바르지 싶어요. 나무 아래란 흙 속일 테니까요. ‘조물주(造物主)’는 ‘하느님’으로 손질하고, ‘신성(神聖)한’은 ‘거룩한’으로 손질합니다.

 

 지구 위에 사는 사람들 (x)
→ 지구에 사는 사람들
→ 이 땅에 사는 사람들
→ 지구별 사람들
→ 지구사람들

 

 “지구 위”라는 말은 ‘지구상(上)’처럼 쓰던 말에서 한자 ‘-上’만 ‘위’로 옮긴 말입니다. 일제강점기 언저리에 한자를 마구 드러내어 글을 쓰던 분들은 ‘地球 上’처럼 썼고, 나중에는 ‘지구 上’처럼 쓰다가, ‘지구 상’으로 껍데기만 한글로 썼는데, 이 말투를 조금 더 고친다고 하면서 “지구 위”라는 말투가 생겼어요.


  보기글을 보면 “나무 아래” 같은 말투가 있어요. 이 말투도 지난날에는 “나무 下”처럼 쓰다가 “나무 하”가 되었을 테고, 다시 “나무 아래”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고치거나 손질해서 쓰려는 마음은 반갑지만, 처음부터 올바르게 쓰는 말투를 되찾지 못한 채, 잘못된 말투를 군데군데 손질하기만 한다면, 제 말을 찾지 못해요. 껍데기는 한글일 테지만, 알맹이는 한국말이 아니에요.


  지구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 땅에 사는 사람”입니다. 또는 “지구별 사람”이나 “지구사람”이라 할 만합니다. 달에 살면 ‘달사람’이고 숲에 살면 ‘숲사람’이에요. 4339.1.9.달/4346.11.24.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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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사람들한테 하느님은 한 그루 ‘거룩한 나무’를 심어 주고, 이 나무 곁에서 힘과 슬기를 얻고 몸을 지키고 보살필 수 있도록 하였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965) 위 7 : 궤짝 위, 선반 위

 

에밀과 이다는 땔나무를 넣어 두는 궤짝 위에 앉아 눈을 반짝이며 구경하고 있었어요 … 목공실 선반 위에는 지금까지 에밀이 깎은 나무 인형 324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답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햇살과나무꾼 옮김-에밀의 325번째 말썽》(논장,2003) 13, 24쪽

 

  “구경하고 있었어요”는 “구경했어요”로 손질하고, “세워져 있었답니다”는 “있답니다”로 손질합니다. ‘지금(只今)까지’는 ‘이제까지’나 ‘오늘까지’로 손봅니다.

 

 궤짝 위에 앉아 → 궤짝에 앉아
 선반 위에는 → 선반에는

 

  옆에 있는 사람한테 “자리에 앉으셔요” 하고 말합니다. “자리 위”에 앉으라 말하지 않습니다. “걸상에 앉으셔요” 하고 말하지 “걸상 위”에 앉으라 말하지 않아요. 책을 책상에 놓으라 말하지 “책상 위”에 놓으라 말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궤짝에 앉습니다. 선반에 인형을 올려놓습니다. 영어에서는 꼬박꼬박 ‘위’를 붙일는지 모르지만 한국말에서는 ‘위’를 아무 자리에나 넣지 않아요. “산꼭대기에 올랐다”고 말하지 “산꼭대기 위”에 올랐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4346.11.24.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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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과 이다는 땔나무를 넣어 두는 궤짝에 앉아 눈을 반짝이며 구경해요 … 목공실 선반에는 오늘까지 에밀이 깎은 나무 인형 324개가 나란히 있답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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