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싹 기르기

 


  이웃 할매 할배 고구마밭에서 일손을 거든 뒤, 싹이 잘 난 고구마 몇 알을 얻는다. 집안에 굴러다니는 유리병을 찾아 물을 부은 뒤 고구마를 척척 넣는다. 집안에 따로 꽃을 기르지 않으나, 밥상맡에 고구마싹 물병을 올려놓는다.


  밥을 먹을 적마다 고구마싹을 바라본다. 밥자리에서 늘 고구마를 떠올린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햇볕이 스며들어 고구마싹을 감싼다. 저녁에는 아이들과 나란히 코코 자고, 아침이면 저 멀리 트는 동을 나란히 누리면서 일어난다. 한쪽은 쥐가 쏠아 뭉그러진 고구마들 씩씩하게 싹을 틔워 죽죽 줄기를 올릴 테지. 앞으로 얼마나 높이 키가 자랄까. 4346.11.1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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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1-17 18:21   좋아요 0 | URL
이렇게 병에다 고구마싹을 키우니 참 좋네요~^^
저도 고구마로 저렇게 싹을 키워봐야 겠어요~~

숲노래 2013-11-18 02:28   좋아요 0 | URL
어릴 적에 어머니는 으레 이렇게
고구마싹을 키우시곤 했어요.

그때에는 몰랐는데
못 먹을 고구마는 버리기 아쉬워
이렇게 하셨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