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말 ‘존재’가 어지럽히는 말과 삶
(166) 존재 166 : 나무는 고독한 존재
나무들은 마치 고독한 존재와 같다. 하지만 현실에서 벗어난 나약한 은둔자들과는 다르다
《헤르만 헤세/두행숙 옮김-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문예춘추사,2013) 55쪽
‘고독(孤獨)한’은 ‘외로운’이나 ‘쓸쓸한’으로 다듬습니다. ‘하지만’은 ‘그렇지만’이나 ‘그러나’로 손질하고, “나약(懦弱)한 은둔자(隱遁者)들”은 “숨어 사는 여린 사람”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현실(現實)에서 벗어난”은 그대로 두어도 되는데, 뒷말과 묶어 “시골로 숨은”이라든지 “숲속으로 들어간”처럼 적어 볼 수 있어요. 이 글월에서 말하는 ‘현실’이란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살아가는 사회’이며, 나무를 가리켜 ‘현실에서 벗어난’ 모습을 빗댈 적에는 ‘숲에 깃든’ 모습으로 이야기하면 한결 잘 어울립니다.
나무들은 마치 고독한 존재와 같다
→ 나무들은 마치 외로운 사람과 같다
→ 나무들은 마치 쓸쓸하게 보인다
→ 나무들은 마치 쓸쓸한 숨결과 같다
…
나무를 ‘은둔자’와 빗대며 이야기하는 보기글입니다. ‘은둔자’는 숨은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나무를 “고독한 존재”라 했다면 “외로운 사람”으로 빗댔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뜻과 느낌을 살려 “나무는 외로운 넋과 같다”로 손볼 수 있고, “나무는 외로운 님과 같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4346.11.3.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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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마치 외로운 사람과 같다. 그러나 숲속으로 들어간 여린 사람들과는 다르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