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나뭇잎과 글줄 (2013.10.27.)

 


  로봇을 그리는 큰아이 곁에 엎드려서 풀잎을 그리고 꽃잎을 그린다. 흰종이에 부러 흰꽃을 그려 본다. 흰종이에 그린 흰꽃을 알아볼 사람은 알아볼 테지. 오늘은 좀 다르게 그리고 싶어, 마당에 있는 후박나무 말고 시골길 한참 거닐며 만난 가을날 붉나무를 그린다. 붉나무 잎이 모두 다른 붉은 빛깔이기에 가지도 잎도 다른 빛으로 그려 본다. 제비꽃을 그리는데 풀잎을 잘못 그렸다. 다음에 다시 잘 그리자고 생각하며 커다랗게 나뭇잎 테두리를 그린다. 그러고 나서 무엇을 그릴까 하다가, 글로 줄을 이어 본다. 글줄이랄까 글띠랄까. 빙글빙글 돌며 글을 하나씩 쓴다. 큰아이가 한글 즐겁게 익혀 나중에 하나씩 읽어 보기를 바라며 글띠를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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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0-30 07:12   좋아요 0 | URL
이 그림도 새롭고 또 참 좋네요!
붉나무도 흰꽃도 보라제비꽃도 까마중(?)도
색색으로 쓰신 글띠도 다 참 좋습니다~

숲노래 2013-10-31 09:54   좋아요 0 | URL
아, 까마중과 까마중꽃도 있어요~~
appletreeje 님도 그림놀이 함께 즐겨요~

oren 2013-10-31 10:34   좋아요 0 | URL
이맘때 산자락에서 가장 붉게 물드는 나무가 '붉나무'더라구요.

'가을색'으로 칠한 붉나무 그림도 아름답고, 알록달록하게 뿌려놓은 글씨들도 여러 색깔로 물든 풀포기처럼 느껴지네요.

숲노래 2013-11-01 05:55   좋아요 0 | URL
붉나무한테서는 어떤 열매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열매나 꽃이 어떠하든
붉나무는 그 붉은 잎사귀만으로도
참 아름답구나 하고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