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302) 그동안의 1 : 그동안의 밀렸던 이야기

 

막걸리 몇 잔을 들고 취기가 돌기 시작하자, 그동안의 밀렸던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채규철-사명을 다하기까지는 죽지 않는다》(한터,1990) 95쪽

 

  “취기(醉氣)가 돌기 시작(始作)하자”는 “술기운이 돌자”로 손보고, “나오기 시작(始作)했다”는 ‘나왔다’로 손봅니다.

 

 그동안의 밀렸던 이야기
→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
→ 그동안 못 나눈 밀린 이야기
→ 그동안 못했던 밀린 이야기
 …

 

  오래도록 만나지 못한 사이라면, 나누고픈 이야기가 많이 쌓입니다. 이야기가 잔뜩 밀립니다. “못 나눴던 이야기”들, “밀리고 밀린 이야기”들,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나누고 싶습니다.

 

 그동안에 겪었던 일 (o)
 그동안의 겪었던 일 (x)

 

  어찌 지냈는지 궁금하기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니?” 하고 묻습니다. “그동안의 일은 어떠했니?” 하고 묻지 않습니다. 서로서로 “그동안 겪었던 일”이지, “그동안의 겪었던 일”은 아닙니다. 4341.4.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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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몇 잔을 들고 술기운이 돌자,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이 나온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96) 그동안의 2 : 그동안의 거짓말

 

앗, 그동안의 거짓말을 다 알고 있었던 건가? 진심으로 무안했다
《레아·여유-따뜻해, 우리》(시공사,2012) 42쪽

 

  “알고 있었던 건가?”는 “알았던가?”나 “알았나?”로 손질합니다. ‘진심(眞心)으로’는 ‘참으로’나 ‘더없이’나 ‘몹시’나 ‘마음 깊이’로 다듬고, ‘무안(無顔)했다’는 ‘부끄러웠다’나 ‘낯뜨거웠다’나 ‘창피했다’로 다듬습니다.

 

 그동안의 거짓말을
→ 그동안 했던 거짓말을
→ 그동안 들려준 거짓말을
→ 그동안 한 거짓말을
 …

 

  한국말은 토씨 ‘-의’ 아닌 움직씨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동안의 거짓말”이 아닌 “그동안 했던 거짓말”이요, “그동안의 일”이 아닌 “그동안 겪은 일”이나 “그동안 한 일”입니다. “그동안의 그리움”이 아닌 “그동안 그리워 한 마음”이요, “그동안의 사연”이 아닌 “그동안 쌓인 이야기”나 “그동안 있던 이야기”예요. 4346.10.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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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그동안 했던 거짓말을 다 알았던가? 참으로 창피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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