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떠나기 앞서

 


  오늘 볼일을 보러 서울에 다녀와야 한다. 어제부터 하루 집 비울 일을 곰곰이 헤아린다. 옆지기가 집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먹이거나 씻길 수 있을까 돌아보면서, 시골집에 남는 세 식구 넉넉하게 먹을 만한 여러 가지를 챙긴다. 아침 일곱 시에 마을 어귀 지나가는 군내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니, 조금 뒤 여섯 시에 밥을 지을 생각이다. 새벽 여섯 시에 밥을 지을 수 있도록 쌀은 어제 씻어서 불렸다. 여섯 시에 밥을 지으면서 오늘 아침저녁으로 먹을 만큼 카레를 하나 끓이려 한다. 카레에 넣을 것은 엊저녁에 모두 손질해 놓았다. 썰어서 볶고 끓이면 된다. 옆지기 옷과 아이들 옷은 모두 빨아서 말려 개거나 덜 마른 옷은 옷걸이에 꿰어 방에서 말린다. 큰아이가 놀면서 어지럽힌 장난감이랑 책을 치워 놓는다. 내 책 잔뜩 쌓인 방도 이렁저렁 조금은 치운다. 하루 다녀오는 길이지만, 집을 비우는 동안, 또 다녀오고 나서 이래저래 할 일이 많겠지. 오늘 서울로 가는 사이에 ‘옻칠 재료’가 택배로 집에 온다. 다음주에 여러 날 집을 비울 적에 대청마루에 한 번 바를까 싶어서 1리터들이 한 통을 장만했다. 아침에 짐을 다 꾸리면 큰아이 글씨놀이 할 적에 들여다보도록 큰아이한테 편지 한 통 써야지. 4346.9.1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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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13 07:25   좋아요 0 | URL
잘 다녀 오세요~*^^*

숲노래 2013-09-15 15:12   좋아요 0 | URL
이제 막 돌아왔어요.
온몸이 쑤시고
온몸이 땀투성이 되었습니다 ^^;;

후애(厚愛) 2013-09-13 10:25   좋아요 0 | URL
저도 시간이 나면 서울 나들이 해야하는데...ㅎㅎ
잘 다녀 오세요~*^^*

숲노래 2013-09-15 15:1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언제 한번 즐겁게 나들이 다녀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