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에 접어들다
구월에 접어들어 빨래를 하니, 물내음과 물빛이 사뭇 달라졌다고 살갗으로 느낀다. 머잖아 따순물 아니고는 손빨래를 못 하겠다고 느낀다. 바람이 살풋 선들선들 불면서, 빨래할 물도 이렇게 찬 기운 그득 서리는구나. 이제 밤빨래나 새벽빨래를 할 적에 손을 호호 불어야겠네. 그렇다면, 여느 빨래는 해가 높이 솟은 한낮에 해야 할까. 가을바람에 가을노래 고즈넉히 실린다. 4346.9.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빨래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