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하얀 빛을 (2013.8.31.)
선물상자를 뜯는다. 겉은 시끌벅적한 그림이 있지만 속은 누런 빛 두꺼운 종이로 되었으니, 그림놀이 하기에 딱 좋다. 큰아이한테 한 장 건네고, 나도 한 장 맡아서 그림을 그린다. 큰아이가 문득 말한다. “어, 이 종이에는 하얀 빛 잘 보여! 노란 빛도 잘 보여!” 그래, 흰종이에 그림을 그리면 흰 크레파스는 거의 안 보이지. 누런종이에 그림을 그리면 흰 크레파스 아주 잘 보인단다. 과자상자이든 무슨 상자이든, 알맞게 잘 잘라서 쓰면, 이때에는 그림에 모든 빛을 새롭게 느끼도록 그릴 수 있어.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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