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리듬을 타라
디팩 초프라 지음, 이현주 옮김 / 샨티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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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64

 


삶을 빛내는 가락
― 우주 리듬을 타라
 디팩 초프라 글
 이현주 옮김
 샨티 펴냄,2013.7.25./15000원

 


  비가 오는 소리가 즐겁습니다. 비가 오면 시골에서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온갖 시끄럽거나 추레한 소리를 잠재웁니다. 빗소리는 사람들 손전화 소리도 잠재우고, 자동차 복닥거리는 소리도 잠재웁니다. 비가 쏴아 하고 몰아치면 사람들은 그저 창문 닫고 꽁꽁 숨듯 조용히 지냅니다. 비가 바람과 함께 휙휙 몰려들면 사람들은 집안에서 꼼짝을 않고 비와 바람이 가라앉기를 기다립니다.


  현대문명이나 물질문명을 뽐내던 사람들 어느 누구라도 비 앞에서 바람 앞에서 비바람 앞에서 아뭇소리를 못 냅니다. 아니, 어느 누구라도 비 앞에서는 빗소리를 듣고 바람 앞에서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비바람 앞에서는 비바람소리를 들어요.


  그런데, 이 빗소리 사이사이 풀벌레가 노래하는 소리 퍼집니다. 이 빗소리 살며시 가늘어진다 싶으면 개구리 노래하는 소리 울립니다. 마을에 아이들 있으면, 비가 퍼붓든 비가 가늘든 온몸이 비로 젖으며 첨벙첨벙 빗놀이를 누리는 소리가 번집니다.


.. 사람들은 어째서 행복을 첫 번째 목표로 삼지 않는 걸까? 왜 이런 부차적인 수단들을 통해서 행복을 추구하는 걸까 … 우리 스스로 답을 찾아낼 방법이 없는 것인가 … 우리는 지구별의 바다와 비슷한 바다를 우리 안에 지니고 있다. 우리 몸의 60퍼센트 이상이 물이고, 지구별의 60퍼센트 이상이 물이다 … 바다나 숲에서 얼마쯤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우리 몸의 리듬을 자연의 리듬과 일치시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살아서 하늘의 별을 본다는 사실, 아름다운 숲을 산책한다는 사실, 기적 같은 삶을 경험한다는 사실만으로 당신은 행복하다 ..  (15, 20, 51, 99쪽)


  비가 내린 하늘이 해말갛습니다. 어느 청소 일꾼도 이렇게 하늘을 씻어내지 못합니다. 어떤 기계가 있어도 하늘을 이토록 쓸거나 닦지 못합니다. 우리 사회와 문명과 경제가 수 조원이나 수십 조원이나 수백 조원을 들이붓는다 하더라도 하늘빛이 눈부시도록 가다듬지 못합니다.


  비 한 줄기 내리면서 하늘빛이 새삼스럽습니다. 비 두 줄기 내리면서 하늘빛이 싱그럽습니다. 비 석 줄기 내리면서 하늘빛이 아름답습니다.


  비가 내릴 때에 풀과 나무가 자랍니다. 비가 내리지 않을 적에 사람들이 아무리 물을 뿌리고 뿜어도 풀과 나무는 제대로 못 자랍니다. 사람들이 주는 물로는 풀과 나무가 싱그럽거나 씩씩하게 자라는 밑힘이 되지 못합니다. 아지랑이가 피어나 구름으로 모이고, 구름이 흐르며 빗물을 뿌릴 적에 비로소 풀과 나무가 활짝 웃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비가 와서 냇물이 흐르고 골짝물이 흐릅니다. 비가 오면서 샘물이 솟고 우물물이 납니다. 비가 와서 흙땅으로 스며들어 땅밑으로 물이 맑게 흘러요.


  비가 안 오면 물이 흐르지 못합니다. 비가 안 오면 맑은 물을 마실 수 없습니다. 비가 안 오면 풀과 나무도, 사람과 짐승도, 어느 목숨도 제대로 삶을 잇지 못합니다.


.. 당신이 ‘당신 것’이라고 말하는 그 몸이 실은 땅, 물, 불, 공기로 끊임없이 돌고 도는 우주의 질료들이다. 창밖의 저 나무도 마찬가지다. 어째서 당신은 당신 몸을 당신 것이라고 하면서, 저 별과 달과 창밖의 나무들은 당신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 마음과 물질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다. 우리의 본질적 존재는, 마음과 몸이라는 거죽 층들을 벗기면, 마음도 아니고 물질도 아니고 그 둘의 근원이다. 달리 말해서 사람 몸이 곧 사람 마음이라는 얘기다 … 당신의 몸-마음과 전체 우주를 만든 같은 지능의 장이 바로 당신이라는 진실을 안다면, 그것을 머리와 몸으로 안다면, 어째서 당신이 그 창조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겠는가? 어째서 어디에도 묶이지 않은 무한 의식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겠는가? 어떻게 은총 안에서 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참 당신이 누군지를 진실로 안다면, 순수 의식의 어느 부분이 당신한테서 작용하지 않겠는가 ..  (24∼25, 36, 44쪽)


  햇볕을 먹습니다. 밝고 따스하게 내리쬐는 해를 먹습니다. 해를 마주하면서 살결이 까무잡잡 타는 동안 해를 먹습니다. 밥을 차릴 적에는 지난 한 해 햇볕을 듬뿍 머금은 쌀밥을 먹습니다. 풀을 뜯을 적에는 오늘 아침까지 햇볕을 잔뜩 머금은 풀을 먹습니다. 토마토에도 오이에도 무에도 햇볕이 깃듭니다. 감에도 옥수수에도 햇볕이 서립니다.


  사람들이 먹는 모든 밥에는 햇볕이 감돕니다. 물고기도 햇볕을 받습니다. 깊은 물속은 햇볕이 미치지 않는다지만, 물속은 물속대로 햇볕에 퍼져요. 또한, 해가 늘 바다를 비추기에 바닷속에서 바닷물고기 씩씩하게 헤엄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해를 먹기에 나무가 천 해 이천 해를 삽니다. 해를 먹으니 풀은 겨울이 되어 시든 뒤 이듬해 봄에 다시 돋습니다. 해를 먹기 때문에 풀벌레는 풀숲에 깃들어 풀노래를 부릅니다. 해를 먹으니까 멧새와 들새는 멧바람과 들바람을 마시면서 고운 멧노래와 들노래를 베풉니다.


  사람들은 해를 얼마나 먹을까요. 사람들은 해를 어떻게 먹는가요. 사람들은 날마다 해를 먹는 줄 느낄까요. 사람들은 늘 해를 먹으며 숨결을 빛내는 줄 헤아리는가요.


  밥을 비롯해 옷과 집도 해한테서 비롯합니다. 해가 있기에 흙이 살찝니다. 해가 있기에 빛깔이 환합니다. 해가 있기에 서로서로 웃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따스한 사랑은 해가 있을 적에 태어납니다. 넉넉한 믿음은 해가 있을 적에 자라납니다. 고운 꿈은 해가 있을 적에 샘솟습니다.


.. 순수 의식이 당신의 몸과 마음을 비춰 주고 생기 있게 해 준다. 그리고 그것은 힘이 있고 모든 것을 길러내고 상대할 적이 없으며, 경계가 없고 자유롭다 … 우리는 마음을 뇌에만 가두어 둘 수 없게 되었다. 온몸의 모든 세포들에 그 마음이 있는 것이다 … 우리 마음은 어디에도 자리를 두지 않는다. 어느 한 곳에 갇히지 않는다는 얘기다 … 과거와 미래, 그때와 지금, 앞과 뒤는 없다. 오직 영원한 순간이 있을 뿐이다 … 영혼이 진동하여 생각을 지어낸다. 영혼이 진동하여 몸을 지어낸다. 영혼이 진동하여 전체 우주를 지어낸다 ..  (33, 41, 54, 79쪽)


  삶을 빛내는 가락을 들려주는 《우주 리듬을 타라》(샨티,2013)를 읽습니다. 디팩 초프라 님은 삶을 빛내는 가락을 어디에서 듣거나 느끼거나 읽었기에 이러한 글을 써내어 사람들한테 예쁜 숨결을 알려줄 수 있을까요. 이 책을 마주할 사람들은 이녁 삶 어느 자리 어느 때에 예쁜 숨결이 빛나는 줄 깨달을 수 있을까요.


.. 다른 어떤 동물에게도 월요일과 화요일 사이의 구분이 없다. 월요일과 화요일이 어떻게 다른가 … 우리가 보는 것이 우리로 된다. 우리가 만지는 것이 우리로 된다 … 대부분 사람들이 사회가 만드는 생각의 희생자들이다. 사회가 만든 제반 조건들의 최면에 걸려 있는 것이다 … 암세포들은 죽음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린 세포들이다. 그래서 죽는 법을 모르고 영원히 살고자 하여 결국 제 생명의 바탕인 주인의 몸을 죽게 한다 … 우리는 두 살 때의 몸으로 죽어서 세 살 때의 몸으로 살아났다. 이 모든 차원에서 삶과 죽음이 항상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57, 60, 64, 80, 81쪽)


  물을 마시면서 생각합니다. 내 몸속을 정갈하게 돌보아 주렴, 하고 속말을 건넵니다. 입안에 한참 물을 머금으면서 물맛과 물내음을 헤아립니다. 비가 올 적에는 대청마루에 앉거나 누워서 빗소리를 내처 듣습니다. 빗소리에 스미는 빗물내음을 가만히 맡습니다. 빗물은 땅을 적시고 내 마음을 함께 적십니다.


  파란 유리병에 물을 받아 아이들한테 따라 줍니다. 아이들은 목이 마르면 스스로 파란 유리병을 기울여 저희 물잔에 따라서 마십니다. 파란 유리병에 따른 물은 파랗게 빛나는 별과 같다고 말하니, 아이들은 물을 마실 때에 곧잘 ‘내가 파란 별이 되네?’하고 묻곤 합니다. 아이들 말을 듣고는 나도 곰곰이 생각합니다. 그래, 너희 마음속에 새로운 별이 뜨고, 너희 아버지 마음속에 새로운 별이 돋는구나.


  시원스레 흐르는 물로 풀을 헹굽니다. 시원스레 흐르는 물을 냄비에 받아 밥을 안칩니다. 시원스레 흐르던 물은 밥으로 바뀌고 국으로 바뀝니다. 밥과 국으로 바뀐 물은 아이들 몸과 내 몸으로 나란히 스며듭니다. 곧, 아이들도 나도 온몸 구석구석 시원스레 흐르는 물이 새 기운을 북돋웁니다.


  우리 몸은 물로 이루어졌고, 우리 몸을 이루는 물은 바람을 마시면서 싱그러운 만큼, 옆지기와 나는 물과 바람을 싱그러이 누릴 시골을 찾아 보금자리를 틀었습니다. 물과 바람을 싱그러이 누리는 데가 바로 삶터 되고, 물과 바람을 싱싱하게 돌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마을 되며, 물과 바람을 시원하게 나누는 자리가 바로 보금자리 되어요.


  맑은 바람 부는 숲에서 맑은 나무가 자라지요. 맑은 물 흐르는 숲에서 맑은 풀이 돋지요. 그러니까, 맑은 바람과 물이 없다면, 나무도 풀도 맑기 어려워요. 맑은 바람과 물이 없다면, 나무와 풀뿐 아니라 사람도 맑은 넋과 몸이 되기 어려워요.


.. 나는 순수 가능성이다. 나는 우주이다. 나는 발생하는 모든 것이다. 밖으로 눈을 돌려 별들과 은하계를 보면 그것들이 바로 나이다. 내가 빛이고 그 빛을 보는 눈이 나이다. 내가 음악이고 그것을 듣는 귀가 나이다 … 그것은 항상 거기 있다.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 농부는 씨를 뿌리고서 그것을 자기가 싹틔우려 하지 않는다. 씨가 스스로 싹을 틔워낼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식물로 자라는 데 필요한 모든 조건이 씨알 하나에 들어 있음을 농부는 믿는다 … 놀라움은 감사를 낳고 감사는 더 많은 기적을 부른다. 그리하여 당신은 더 높은 의식 상태로 옮겨간다. 단조롭고 하찮은 세계에서 매혹적이고 기적 같은 세계로 눈길이 옮겨지면서 당신 인생 또한 매혹적이고 기적적인 것으로 바뀐다 ..  (86, 122, 160쪽)


  이야기책 《우주 리듬을 타라》는 조곤조곤 이야기합니다. 삶을 밝히는 가락은 바로 우리 몸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삶을 빛내는 가락은 늘 우리 마음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내가 내 몸을 읽을 때에 내 몸을 튼튼히 건사합니다. 내가 내 마음을 읽을 적에 내 마음을 아름답게 보살핍니다. 내가 내 몸을 못 읽는다면 내 몸을 튼튼히 건사하는 길을 알 수 없어요. 내가 내 마음을 못 읽는데 내 마음이 아름답게 흐르는 길하고는 가까이 있지 못할 테지요.


  누군가 훌륭한 사람이 있어 우리 집과 마을과 나라를 훌륭히 밝힐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도 우리 집과 마을과 나라를 훌륭히 밝혀요. 곧, 내가 안 훌륭한 사람이 되면 우리 집부터 안 훌륭하겠지요. 내가 바보스러우면 내 집부터 바보스러운 빛 감돌겠지요.


  내 눈길을 사랑스레 가누면서 내 살붙이한테 사랑스러움을 들려줍니다. 내 손길을 포근하게 가다듬으면서 내 동무한테 포근한 이야기 들려줍니다. 내 마음길을 너그러이 가꾸면서 내 이웃한테 너그러운 꿈을 들려줍니다.


.. 지속되는 행복의 열쇠는 더 이상 행복을 구하지 말고 이미 자기한테 있는 행복을 알아차리는 데 있다 … 자기를 용서할 때, 더 이상 자기를 심판하지 않을 때, 그때 당신은 남들도 심판하지 않을 것이고 세상의 갈등 또한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 우리는 이야기를 만들어 자신에게 들려주고 그 이야기를 살아간다 … 맑게 깨어서 자기를 지켜보도록 힘쓰라 … 당신 몸이 들려주는 지혜에 귀를 기울여라. 당신 몸의 감각에 깨어 있어라. 그러면 전체 우주를 알게 될 것이다 ..  (103, 108∼109, 143, 191, 204쪽)


  은행계좌에 돈이 얼마쯤 있을 때에 즐겁지 않습니다. 아니, 은행계좌에 돈이 얼마쯤 있어도 즐거워요. 그런데, 밥 한 그릇 맛나게 먹는 동안 즐거우면, 어느 누구도 은행계좌는 생각조차 안 해요. 물 한 모금 맛나게 마시는 동안 즐거우면, 어느 누구도 은행계좌는 떠올리지 않아요. 바람 한 숨 맛나게 들이켜는 동안 즐거우면, 어느 누구도 은행계좌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오늘 하루가 아름다우면서 즐겁습니다. 언제나 오늘이 어제가 되고, 언제나 모레가 오늘로 다가옵니다.


  나는 오늘 두 아이 아침밥 차려서 먹입니다. 두 아이는 아침을 먹다가 배고픔이 가신 뒤에는 마루와 방을 가로지르면서 뛰어놀고 노래합니다. 마당에는 비가 오다 멎다 합니다. 마당에 내려가서 비를 맞으며 놀기도 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뛰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땀을 내며 놉니다. 땀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면, 아이들은 어느새 새롭게 땀을 내며 놉니다. 또 땀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면, 아이들은 어느덧 또 또 또 새삼스레 땀을 내며 놀아요. ‘바로 오늘 이곳 이때’에 놀아야 즐거운 줄 알기 때문입니다. 4346.8.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을 밝히는 책, 인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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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25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오는 날 굉장히 좋아해요~!!
<우주 리듬을 타라> 함께살기님 아름다운 느낌글 읽으니
더욱 읽고 싶네요. 이현주님이 옮기신 책이라니 한층 더...^^
감사히 담아갑니다~

숲노래 2013-08-26 05:29   좋아요 0 | URL
번역 완성도는 살짝 아쉬웠어요.
<아나스타시아>와 <람타>에서도 나오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도 읽으며 반갑고 즐거웠는데
눈과 어깨와 손에서 힘을 빼고
어린이 눈높이로 가볍게 번역을 했다면
한결 아름다웠으리라 생각해요.

늦여름 비가 오며
날이 아주 시원해졌어요~

바람이좋아라 2013-09-1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찾아보러 들어왔다가 책 밑에 실린 함께살기님 글을 보네요. 반가워요..망설이지 않고 바로 주문하네요~

숲노래 2013-09-11 19:32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책 즐겁게 읽으면서
고운 넋 누리시리라 믿어요~

c10847 2020-09-1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대박 글잘쓰신닷 멋나요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