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아, 우리 어디 갈까? - 아이와 함께 근교에서 즐기는 도시락 나들이
박혜찬 글 사진 / 나무수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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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읽는 사진책 146

 


숲에서는 누구나 숲사람
― 윤정아, 우리 어디 갈까?
 박혜찬 사진·글
 나무수 펴냄
 2010.10.12. 13800원

 


  박혜찬 님이 이녁 아이와 서울 둘레에서 즐겁게 놀러다니던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그러모은 책 《윤정아, 우리 어디 갈까?》(나무수,2010)를 읽습니다. 아이가 박혜찬 님한테 찾아들었기에 이렇게 “윤정아, 우리 어디 갈까?” 하고 아이한테 물으면서 아이와 함께 신나게 뛰놀면서 사진으로도 함께 놀 만한 자리를 찾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이가 아니더라도 이 책에 깃든 ‘놀이터 또는 나들이터’는 즐겁거나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이가 있기에 한결 재미나고, 아이와 함께 다니면서 새롭게 바라보거나 느끼는 이야기가 태어나는구나 싶어요. 박혜찬 님도 “결혼과 함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예쁜 딸 윤정이가 나에게 왔고, 아기가 웃는 모습, 우는 모습, 내 눈을 바라보며 처음 옹알이하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언제부터인가 내 카메라에는 늘 딸이 함께 있었다(8쪽).” 하고 말합니다.


  윤정이가 어머니를 바라보며 방긋 웃을 적에는 어머니 박혜찬 님도 윤정이를 바라보며 방긋 웃기 마련입니다. 윤정이가 어머니를 바라보며 까르르 웃음꽃 터뜨리면 어머니 박혜찬 님도 윤정이를 마주 바라보면서 까르르 웃음꽃 터뜨리기 마련이에요. 힘들거나 서운하거나 고단한 일이 있어도 아이와 함께 웃습니다. 아이를 생각하며 웃고, 아이가 하루를 한껏 누릴 만한 데를 찾으면서 다시금 웃습니다.


  윤정이가 태어나기 앞서, 박혜찬 님은 이녁 짝꿍하고 가을마실 다니고 봄나들이 다녔겠지요. 그때에도 “울긋불긋, 나뭇잎의 색이 정말 곱고 아름다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18쪽).” 하고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박혜찬 님과 짝꿍(아이 아버지)에다가 아이가 있습니다. 그동안 두 사람 또는 한 사람이 누리거나 느낀 고운 빛을 새롭게 한 사람이 더 누립니다. 아이는 어머니와 함께, 또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고운 빛을 처음으로 마주합니다. 가을빛을 나뭇잎에서 찾고, 가을내음을 나무한테서 맡으며, 가을놀이를 어머니 곁에서 즐깁니다.


  길을 걷다가 고운 가을빛을 볼 적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아이를 부릅니다. 얘야 저기 좀 보렴, 저기 저 아름다운 가을빛을 바라보렴, 하고 말합니다. 시골에서 파랗게 눈부신 하늘 곳곳을 흰구름이 몽실몽실 채우면, 이 구름춤을 올려다보면서, 얘야 저기 좀 봐라, 저기 저 고운 구름빛을 바라보렴, 하고 말해요.


  “이곳은 사방이 파스텔 색상이라 아이가 정말 흥미로워한다(30쪽).” 하는 말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새롭게 바라보고 새삼스레 만지면서 삶을 배웁니다. 아이한테는 놀이가 가르침이요 삶입니다. 아이들은 놀면서 자라고, 아이들은 노는 동안 사랑과 꿈이 큽니다. 그래서, 《윤정아, 우리 어디 갈까?》에 나오듯이 어버이가 되고 나면 누구나 집 둘레에서 신나게 찾아가서 즐겁게 뛰놀 만한 데를 알아봅니다. 그리고, 집 둘레 먼 곳으로 마실을 다니기도 하면서, 집에서 누릴 수 있는 놀이를 생각하지요.

 

 

 


  마루에서도 생각을 펼쳐 나들이를 다닙니다. 마당에서도 꿈을 이어 마실을 다닙니다. 꼭 수목원이나 깊은 시골이 아니더라도, 도심과 떨어진 조그마한 풀숲에서도 숲바람을 실컷 들이켤 수 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정말 천진난만한 움직임과 모습, 표정을 보여준다(40쪽).”는 말처럼, 아이들은 숲에서 숲아이 되어 숲노래를 부릅니다. 아이들은 바다에서 바다아이 되어 바다노래를 불러요. 아이들은 들에서 들아이 되어 들노래 부릅니다.


  아파트에서 아이들은 아파트아이가 됩니다. 학원에 가는 아이들은 학원아이가 됩니다. 학교에 다니며 숙제를 짐처럼 받으면 숙제아이가 돼요. 작은 일 하나로도 꾸지람을 들으면 꾸지람아이 되고, 늘 웃음 어린 이야기를 어버이한테서 들으면 웃음아이 됩니다.


  삶은 저 먼 나라 아닌 바로 이곳에 있어요. 삶처럼 사진 또한 저 먼 곳에서 나들이를 해야만 찍지 않고, 바로 이곳에서 늘 찍어요.


  아이들 웃음꽃은 언제 어디에서나 찍을 수 있습니다. 아이와 어버이가 서로서로 믿고 기대고 돌보고 아끼고 사랑하면 언제 어디에서나 찍습니다. 날마다 밥을 먹는 자리에서 사진을 얻고, 날마다 잠이 드는 자리에서 사진을 얻습니다. 날마다 노래하고 노는 어느 자리에서나 사진을 얻어요.


  방바닥에 엎드려 곯아떨어진 아이를 사진으로 담아요. 여름에는 곁에서 부채질을 하고, 겨울에는 곁에서 이불 한 장 더 덮어 주면서,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사진으로 담습니다.


  사진책 《윤정아, 우리 어디 갈까?》 끝자락을 보면, ‘도시락 싸기’를 덤으로 보여줍니다. 어머니(또는 아버지)가 집에서 예쁘장하게 꾸릴 만한 도시락을 잘 보여줍니다. 나는 늘 도시락을 투박하게 싸기만 했는데, 이렇게 도시락을 예쁘장하게 꾸리면 나들이를 하면서 한결 맛나게 먹을 만하겠다고 느낍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붙인다면, 아이와 함께 멀리 나들이를 다니지 못하고 집 언저리에서 아이와 어울려야 할 때에, 어떠한 놀이를 누리고 어떠한 사진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를 몇 쪽으로나마 담으면 더 알찰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가까운 놀이터 알아보기, 조그마한 공원 살피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아이와 쉬면서 놀 만한 데 찾기, 이런 이야기 저런 생각을 그러모으면, 윤정이네 식구를 비롯해 이 땅 모든 식구들 보금자리에 웃음꽃과 웃음이야기 감도는 웃음사진 태어나리라 생각해요.


  “푸른 잔디밭에서 아이와 엄마의 발을 함께 찍어 두는 것도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느낌의 사진이다(72쪽).”와 같은 말처럼, 사진은 멋들어진 어떤 틀에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사진은 삶에 맞추어 찍습니다. 사진은 이야기에 맞추어 얻습니다. 사진은 생각에 맞추어 빚습니다. 사진은 사랑에 맞추어 나눕니다.


  숲에서 찍으면서 숲을 노래하는 사진이 태어납니다. 숲이 아닌 아파트에서 찍더라도 마음속에 숲을 담으며 꿈꾸기에 숲을 이야기하는 사진이 태어납니다. 사랑스레 바라보며 사랑스러운 사진을 찍고, 사랑스레 바라보기에 책 하나 사진 한 장 살가이 읽습니다. 마음으로 바라보며 무엇을 찍을 때에 즐거울까를 느낍니다. 마음으로 마주하며 어디에서 찍을 적에 아름다울까를 깨닫습니다. 마음으로 어깨동무하며 이 땅에서 언제나 누리는 맑은 웃음과 노래를 살찌웁니다. 4346.8.2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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