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선물
한 해에 한 번 맞이하는 난날(생일)을 여섯째 맞이하는 큰아이는 아직 ‘생일’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열 차례 넘게 이런 말 저런 얘기를 하는 사이 큰아이 스스로 ‘태어나다’와 ‘생일’을 어렴풋하게 느끼는 듯하다. 그러더니, “할머니가 벼리 생일이라고 치마 사 주신다고 했어요. 치마 사 주셔요.” 하고 말한다.
네 할머니 두 분은 너한테 고운 치마 여러 벌 사 주셨지. 맛난 밥도 차려 주셨지. 너른 사랑도 베풀어 주시지. 네 아버지는 네 난날에 맞추어 그림 하나를 그려서 준다. 하늘과 흙과 별과 나무와 꽃과 새와 풀벌레를 모두 가슴에 안는 어여쁜 꽃순이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빈다. 4346.8.1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