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약 항공방제
친환경농약 항공방제 헬기
우리 집 파란 대문 위로
포록 치솟더니
마당으로 농약 쫘악 뿌려
햇볕에 말리던 이불 옷가지를
마당에서 놀던 아이들 머리를
옴팡 적신다.
바로 대문 박차고 나가
헬기농약 뿌리는 농협직원더러
뭐 하는 짓이냐 따지니,
“인체에 무해합니다.” 한다.
헬기농약 뿌리기 멈추지 않는
농협직원한테 대고
꽥꽥 소리지르고는 집으로 돌아와서
농약헬기 찍은 사진을
시골 인터넷신문에 올린다.
한 시간이 안 되어
항의전화 빗발친다.
친환경농약인데 왜 그러느냐,
시골 할배 대신 농약 쳐 주니 좋은 일이다,
귀촌한 젊은 사람이 뭘 모르는갑다,
이 소리 저 소리 듣는다.
나는
조용히 암말 않는다.
하루 지나서
농협 도화면 지부장과 수행원들이
이장 어른 이끌고 찾아와
시골 인터넷신문 기사 내려라 한말씀.
어느 누구도
아이들이 농약 뒤집어쓴 일
사과하지 않는다.
나는
시골 인터넷신문 조그마한 기사
내리지 않는다.
기사제목 슬쩍 바꾼다.
처음에는 “죽고 싶으면 고흥쌀 먹어라?”,
이제는 “아이들한테 농약 뿌리는 항공방제”.
항공방제 사흘 내리 들이부은 뒤부터
마을에 논개구리 몽땅 죽고
제비 나비 잠자리 크게 준다.
그래,
사람은 아직 안 죽었네.
4346.7.29.달.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