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꺼내 말리기
네 식구 살림이다 보니, 옷가지는 네 사람 몫이 있다. 아이들 옷은 여러 차례 이웃들한테서 얻다 보니, 이제 작아서 못 입는 옷이 제법 쌓인다. 이런 옷 저런 옷 차례차례 마당에 널어서 해바라기 시킨다. 앞으로 며칠쯤 더 해바라기를 시켜야 우리 집에 있는 옷을 다 말릴 수 있을까. 옷을 거의 안 사는 살림이요, 으레 얻어서 입는 살림인데 옷이 퍽 많다. 입지 않아 옷장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옷이 꽤 많다.
볕이 좋으니 날이면 날마다 이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당이 있으니 날이면 날마다 자리를 깔고 옷을 말리네 싶다. 후박나무는 그늘을 드리우고, 평상은 놀이터가 되며, 빨래줄 한 가닥은 바람 따라 흔들린다. 후끈거리는 더위 때문에 대청마루에 앉아 바깥을 내다본다. 하늘빛도 구름빛도 곱다. 이 고운 빛을 두 눈 가득 담는다. 4346.7.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