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쓰기
― 아름답게 아름답게

 


  아름답게 바라볼 사진을 얻고 싶다면, 마음 깊이 아름다움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아름답게 일구면 됩니다. 황금분할이나 구도를 맞춘다고 해서 아름답게 바라볼 사진을 얻지 않습니다. 아름다움이란 구도나 틀이 아닌 마음이요 빛입니다.


  손꼽히는 사진작가 몇 사람 작품을 흉내내거나 따른다고 해서 아름답게 바라볼 사진을 얻지 못합니다. 나는 내 마음을 담아낼 때에 즐겁게 바라볼 사진을 얻습니다. 나 스스로 즐겁게 바라볼 사진이 될 때에 비로소 아름답게 바라볼 사진이 됩니다. 그럴듯하거나 멋들어지다는 모습은 오래도록 바라보기 어려워요. 겉멋이나 겉치레이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을 담아서 찍은 사진 한 장은 썩 그럴듯하지 못하거나 그리 멋들어지지 못하다 하더라도, ‘마음이 담겼’기에 두고두고 바라볼 만합니다. 살짝 흔들리거나 빛이 덜 맞더라도 ‘마음을 담은’ 즐거움을 오래오래 누립니다.


  서로를 아끼는 사랑이나 꿈이란 바로 아름다움입니다. 얼굴이 잘생겼기에 서로를 아끼는 사랑이나 꿈이 되지 않아요. 돈이 많기에 서로를 보살피는 사랑이나 꿈이 되지 않아요. 이름값이 높기에 서로를 어루만지는 사랑이나 꿈이 되지 않아요. 마음으로 우러나올 때에 사랑과 꿈이 되고, 마음으로 샘솟을 때에 사랑과 꿈으로 자라며, 마음으로 빛날 때에 사랑과 꿈을 이루어요.


  사랑을 떠올리면서 ‘사랑스럽게 살자’ 하고 생각해요. 그러면 시나브로 사랑스러운 빛 사진에 담기 마련이고, 사랑스러운 빛을 하나둘 사진으로 담다 보면, 저절로 아름다운 빛깔로 거듭나요. 내 삶을 아끼면서 마음속에 고운 꿈을 심자고 생각해요. 그러면 어느덧 고운 꿈이 아름다운 빛살로 태어나요. 사랑을 생각하기에 사랑이 되고, 꿈을 생각하기에 꿈이 되며, 아름다움을 생각하기에 아름다움이 됩니다.


  이제껏 아름답다 싶은 사진을 찍지 못했다면, 나 스스로 아름다움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을 생각하지 못했으면, 아름답게 살아갈 마음이 되지 못하고, 온누리를 아름다운 눈길로 바라보지 못해요.


  여느 때에 마음을 아름답게 써요. 이웃을 바라볼 적에 아름다운 눈길로 바라봐요. 동무를 사귈 적에 아름다운 손길을 내밀어요. 풀과 꽃과 나무를 마주하며 아름다운 마음길이 되어요. 아름답게 걸어가는 삶길이 되면, 아름답게 일구는 사진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어요.


  나는 우리 아이들과 마을빨래터를 청소하고 함께 물놀이를 하면서 파랗게 눈부신 하늘에 구름 하얗게 흐르는 모습을 아름답다고 여겨, 사진 한 장을 얻습니다. 아름답게 바라볼 사진은 누구나 언제라도 즐겁게 얻습니다. 4346.7.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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