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56] 잎빛

 


  하늘은 하늘빛입니다. 흙은 흙빛입니다. 바다는 바다빛이요, 풀은 풀빛입니다. 감은 감빛이고, 살구는 살구빛입니다. 물이라면 물빛일 테고, 땅이라면 땅빛이 되겠지요. 무지개는 무지개빛입니다. 안개는 안개빛이에요. 눈은 눈빛이고, 꿈은 꿈빛입니다. 사랑이기에 사랑빛이며, 마음이기에 마음빛입니다. 나무는 저마다 달라 나무빛입니다. 나무에 돋는 잎사귀는 나뭇줄기와는 사뭇 다른 잎빛이에요. 꽃을 볼 적에는 꽃빛을 느낍니다. 씨앗은 씨앗빛 되고, 열매는 열매빛 됩니다. 우리 둘레 모든 숨결에는 숨빛이 깃들어 다 다른 이름이 돼요. 개구리는 개구리빛이고, 벼는 벼빛입니다. 사람은 사람빛이며, 제비는 제비빛이에요. 빛을 살피고 빛을 읽습니다. 빛을 헤아리고 빛을 맞아들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고운 글빛을 나누고 싶습니다. 말을 들려주는 사람들은 맑은 맑빛을 밝히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한테서 배움빛을 물려받아요. 어른들은 아이들한테서 놀이빛을 건네받으면서, 서로 웃음빛을 나눕니다. 나무그늘에서 그늘빛을 누리고, 책 한 권 손에 쥐어 책빛을 받아먹습니다. 내 삶을 돌아보면서 삶빛 일구는 길을 걷습니아. 이 길에는 길빛이 환합니다. 4346.7.1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