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3] 사랑

 


  물을 마시면서 내 몸은 물이 되고
  바람을 들이켜며 내 몸은 바람 되어
  햇살을 쬐는 사이 어느덧 해처럼 빛나요.

 


  사랑한다고 할 때에는 ‘그 모습 그대로’를 좋아해요.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서로서로 ‘그 모습 그대로인 서로’를 닮아요. 마음이 닮고 생각이 닮아요. 꿈이 닮고, 이윽고 사랑이 닮으면서, 삶 또한 가만히 닮지요. 마음과 생각과 꿈과 사랑이 닮으면서 삶이 닮다 보니, 얼굴도 몸짓도 목소리도 닮습니다. 다 다른 사람이 사랑을 하지 않아요. 서로 닮고 싶은 사람이 사랑을 해요. 서로 즐겁게 닮으면서 아름다운 길 걸어가고픈 사람들이 만나 사랑을 이루어요. 4346.7.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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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7-08 06:38   좋아요 0 | URL
풀여치 한마리가 어깨에 와 앉아 함께 걷는 동안 문득 내가 풀잎이 되고 풀여치는 내가 풀잎이라고 여기게 된다는 박형준 시인의 시가 생각나네요. 이 시의 제목을 "사랑"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다른 시가 검색되네요. 제가 제목을 잘못 알고 있는지.

숲노래 2013-07-08 07:07   좋아요 0 | URL
박형준 님이 그런 아름다운 시를 쓰셨군요.
풀여치와 풀잎하고 하나가 되면서
고운 넋 되었기에
그와 같이 예쁜 시를 쓰셨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