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82) -의 : 새의 음
고슈는 처음에는 짜증스러웠지만, 한참 켜다 보니 어쩐지 새의 음이 진짜 도레미파하고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야자와 겐지/햇살과나무꾼 옮김-늑대 숲, 소쿠리 숲, 도둑 숲》(논장,2000) 140쪽
‘음(音)’은 한자말입니다. 한국말이 아닙니다. 한국말은 ‘소리’입니다. 한국말 ‘소리’를 한자로 옮겨적을 때에 ‘音’이 됩니다. 그래서, 한국사람이 쓰는 한국말로는 ‘소리’라고 말해야 올바릅니다. ‘고음-저음’ 아닌 ‘높은소리-낮은소리’라 말해야 올바릅니다. ‘소음’ 아닌 ‘시끄러운 소리’라 하거나 ‘시끌소리’처럼 새말 빚어야 올발라요.
새의 음이
→ 새소리가
→ 새가 내는 소리가
→ 새가 노래하는 소리가
→ 새가 들려주는 소리가
…
새는 ‘음’을 내지 않습니다. 사람도 ‘음’을 내지 않아요. 새도 사람도 ‘소리’를 냅니다.
아마 “새의 음”이라 적으면 길이가 훨씬 짧다고 말할 사람 있을는지 모르는데, 길이는 짧다지만 말이 안 됩니다.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이 글월에 아무런 이야기가 깃들지 못해요. 짧게 말하고 싶다면 “새의 음” 아닌 “새소리”라 말해야 알맞습니다. 말뜻을 제대로 살리자면 “새가 내는 소리”라 하든 “새가 노래하는 소리”라 하든 “새가 들려주는 소리”라 해야 알맞아요. 맑은 소리 하나가 우리 넋을 일깨웁니다. 4346.6.1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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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슈는 처음에는 짜증스러웠지만, 한참 켜다 보니 어쩐지 새소리가 참말 도레미파하고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