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에 사진 붙이기 (도서관일기 2013.5.28.)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우체국에 들러 책을 붙이고 나서 도서관으로 온다. 어제 하루 내내 내린 비가 그치고 햇살이 나니, 딸기밭 둘레도 물기 제법 말랐으리라 생각한다. 그끄제 잔뜩 딴 들딸기를 냉장고에 두었다가 그제 먹기는 했지만, 어제는 식구들 모두 딸기맛 못 보았으니, 비 그친 이듬날이지만 오늘 들딸기 따기로 한다.
한 통 가득 딴 들딸기는 두 아이 손에 어느덧 사라진다. 아이들 손이 멈추지 않는다. 아이들 먹새를 살피면, 한겨울에 비닐집에서 키우는 딸기는 이렇게까지 손을 뻗어 먹지 않는다. 들에서 스스로 나는 들딸기는 배가 빵빵해지도록 먹고도 더 먹으려 한다.
두 아이한테 딸기 제법 먹이고 나서 도서관 일을 한다. 옆지기가 아직 아이를 안 낳던 때 모습 사진도 몇 장 붙이고, 골목동네 모습 찍은 사진도 곳곳에 붙인다. 나무로 된 책꽂이 한쪽 벽은 사진틀 노릇을 한다. 작은 사진을 작은 못으로 박으면, 퍽 보기 좋다. 하나씩 둘씩 붙이면서, 사이사이 흰종이에 손글씨로 몇 가지 말을 곁들인다. 곤약 빈 봉지도 슬쩍 붙인다. 고흥에서 난 김을 담은 봉투도 살짝 붙인다. 군청이나 면사무소에서 가져온 고흥군 홍보자료도 몇 가지 붙인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적바림한 작은 쪽종이도 붙인다. 골목동네 길그림 반듯하게 그리기 앞서 연필로 슥슥삭삭 그린 밑그림도 붙인다. 읍내 중국집 나무젓가락 담은 빈 종이껍데기도 붙인다.
책꽂이가 많으니 사진이나 여러 가지 붙이려면 품과 겨를이 많이 든다. 날마다 조금씩 붙이기로 한다. 고흥 군내버스 종이버스표도 곧 붙여야지. 어디에 어떻게 붙이면 좋으려나.
배부른 아이들이 아버지 세발이를 가지고 사진놀이를 한다. 아버지가 너희 앞에서 그 세발이로 사진 찍는 모습 보여준 적은 없을 텐데, 어떻게 그 세발이로 사진놀이 할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 책꽂이 벽에 사진 붙이려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아이들이 장기알이랑 몽당분필 갖고 놀며 남긴 모습을 본다. 참 가지런히 늘어놓았구나. 장기랑이랑 몽당분필을 인형 삼아 줄줄이 늘어놓았구나.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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