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368) 상습적 1 : 상습적인 성추행
철저하게 각 소대별로 운영되는 폐쇄적인 구조가 잦은 구타와 욕설 그리고 상습적인 성추행을 부추긴 요소들이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삼인,2008) 261쪽
‘철저(徹底)하게’는 ‘빈틈없이’로 손보고, “각(各) 소대별(-別)로”는 “소대마다”나 “소대마다 따로따로”로 손봅니다. ‘운영(運營)되는’은 ‘꾸려지는’이나 ‘꾸리는’으로 다듬고, “폐쇄적(閉鎖的)인 구조(構造)가”는 “닫힌 얼거리가”나 “꽉 막힌 틀거리가”로 다듬습니다. ‘구타(毆打)’는 ‘두들겨패기’나 ‘주먹질’이나 ‘주먹다짐’으로 손질하고, ‘욕설(辱說)’은 ‘막말’이나 ‘거친 말’로 손질하며, ‘요소(要素)’는 덜어내거나 ‘대목’으로 손질해 줍니다.
‘상습적(常習的)’은 “좋지 않은 일을 버릇처럼 하는”을 뜻하는 한자말이고, ‘상습(常習)’은 “늘 하는 버릇”을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국어사전을 살피면, “상습 도박”이나 “상습으로 담배를 피우다” 같은 보기글이 나오는데, 막상 오늘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지 않고 “상습적 도박”이나 “상습적으로 담배를 피우다”처럼 말합니다. ‘상습’이라고 쓰는 사람은 매우 적고, 으레 ‘-적’을 붙여서 말합니다.
그래서, “상습적 음주”나 “상습적 도박”은 “잦은 술”이나 “잦은 도박” 또는 “버릇처럼 마시는 술”이나 “버릇처럼 하는 도박”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상습으로 담배를 피우다”나 “상습적으로 약속을 어기는 사람”은 “버릇처럼 담배를 피우다”나 “버릇처럼 약속을 어기는 사람” 또는 “자꾸 담배를 피우다”나 “자꾸 약속을 어기는 사람”으로 다듬을 만해요.
상습적인 성추행을 부추긴 요소들이다
→ 잦은 성추행을 부추겼다
→ 끊임없이 성추행을 부추겼다
→ 성추행을 끊이지 않게 부추겼다
→ 성추행을 자꾸자꾸 부추겼다
…
이 보기글을 보면 “잦은 구타와 욕설”이라고 나옵니다. 앞에 ‘잦은’이라고 적었어요. 그러니, “그리고 상습적인 성추행”이라고 적으면 겹말인 셈입니다. ‘상습적’을 덜어 “잦은 구타와 욕설과 성추행”처럼 적어야 올발라요.
그런데, 한자말 ‘상습’은 “늘 하는 버릇”을 가리킨다고 하지요. 한자를 뜯어 보면, “늘(常) + 버릇(習)”입니다. 그냥저냥 한자말을 받아들이니 ‘상습’이라는 낱말을 쓰지만, ‘늘 + 버릇’이라면, 우리 깜냥껏 ‘늘버릇’처럼 새말을 빚어내 보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낱말 하나 빚어도 참 좋아요.
상습적으로 약속을 어기는 사람
→ 버릇처럼 약속을 어기는 사람
→ 자주 약속을 어기는 사람
→ 으레 약속을 어기는 사람
→ 언제나 약속을 어기는 사람
…
더 생각해 보면, 버릇처럼 무엇을 하거나 자꾸 무엇을 한다면 ‘늘’ 무엇을 하거나 ‘언제나’ 무엇을 하거나 ‘노상’ 무엇을 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늘 하거나 언제나 한다면 ‘자주’ 한다 할 만하고, ‘으레’ 한다 할 만하지요.
차근차근 생각하면서 알맞게 쓸 말투를 찾으면, 그냥저냥 쓰는 말마디나 말투 아닌, 사랑스럽고 새로우며 재미난 말마디나 말투를 익힐 수 있어요. 우리가 으레 아는 말투이면서도 새롭게 느낄 말투를 찾지요. 누구나 다 알 만한 말마디이면서도 아름다운 말마디를 찾습니다. 4342.1.28.물./4346.5.27.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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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마다 빈틈없이 따로 꾸리는 꽉 막힌 얼거리가 잦은 주먹다짐과 거친 말과 성추행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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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없애야 말 된다
(1663) 상습적 2 : 습관이 되어 상습적으로
주변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도덕적 통제도 받지 못한 채 성장해 가던 자매는 배가 고프거나 필요한 게 있으면 남의 것을 훔쳤고, 이것이 습관이 되어 죄의식 없이 상습적으로 절도를 저지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천종호-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우리학교,2013) 55쪽
“주변(周邊)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은 “둘레에서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나 “둘레에서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고”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나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고”로 손질하고, “도덕적(道德的) 통제(統制)도 받지 못한 채”는 “옳고 그름을 배우지 못한 채”나 “올바른 길을 배우지 못한 채”로 손질해 봅니다. “성장(成長)해 가던”은 “자라던”으로 손보고, “필요(必要)한 게 있으면”은 “쓸 물건이 있으면”이나 “써야 할 것이 있으면”으로 손봅니다. ‘습관(習慣)’은 ‘버릇’으로 다듬고, “죄의식(罪意識) 없이”는 “잘못한 줄 모르고”나 “잘못을 안 느끼고”로 다듬으며, “저지르는 지경(地境)에까지 이르렀다”는 “저지르고 말았다”나 “저지르기까지 했다”로 다듬어 줍니다.
그런데, 이 글월에서는 “습관이 되어”와 “상습적으로”가 같은 말이에요. 글쓴이 스스로 같은 말을 되풀이했어요. 앞쪽을 덜거나 뒤쪽을 덜어야 알맞습니다. 또는, 앞쪽은 ‘버릇’으로 손질하고 뒤쪽은 ‘다시’나 ‘또’나 ‘자꾸’ 같은 낱말을 넣으면 됩니다.
상습적으로 절도를 저지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 으레 절도를 저지르는 나날에까지 이르렀다
→ 버릇처럼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 또 잘못을 저지르곤 했다
→ 다시 잘못을 저지르기까지 했다
→ 또다시 잘못을 되풀이하곤 했다
→ 자꾸 잘못을 저질렀다
→ 잇달아 잘못을 되풀이했다
…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자꾸 잘못을 저지릅니다. 사랑을 누리지 못하거나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우리 말글을 사랑스럽게 나누거나 주고받지 못합니다. 올바른 길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또다시 잘못을 저지릅니다. 올바른 말글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또다시 엉터리로 말을 하거나 어리석게 글을 씁니다.
모두들 고운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저마다 올바른 삶을 누리며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346.5.27.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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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올바른 길도 배우지 못한 채 자라던 자매는 배가 고프거나 쓸 물건이 있으면 남한테서 훔쳤고, 이 삶이 버릇이 되어 잘못조차 못 느끼고 다시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