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붓꽃 어린이
노랑붓꽃이 왜 이토록 어여쁜가를 한낮에 비로소 깨닫는다. 우리가 물려받아 살아가는 시골집 꽃밭에 자그마한 장미나무하고 노랑붓꽃이 나란히 있는데, 노랑붓꽃 송이송이 물들고, 장미나무 꽃송이 소담스러울 무렵, 파랗게 입힌 대문과, 이 대문 앞에 선 아이 모습이 한데 얼크러지면서 더없이 빛난다. 꽃송이 하나로만 어여쁜 빛이 태어나지 않는다. 꽃송이 둘셋으로만 어여쁜 빛 드러나지 않는다. 다른 풀포기도, 다른 숨결도, 다른 바람과 햇살도 골고루 얼크러지면서 어여쁜 빛 새삼스럽다.
사진은 사진기 쳐다보아야 사진이 되지 않는다. 꽃은 꽃만 심어야 꽃이 되지 않는다. 사람은 사람만 살아가려 할 때에는 사람이 되지 않는다. 4346.5.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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