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잎 책읽기
감잎은 봄내 노르스름한 빛이다. 감꽃이 피고 지며 감알 찬찬히 굵을 무렵 비로소 푸르스름한 빛으로 바뀐다. 사람들은 나뭇잎이라 하면 으레 푸른 빛깔만 생각하지만, 꽃이 피어 한창 흐드러질 때에는 맑고 여린 노르스름한 빛이 환하다. 이무렵에는 나뭇잎 톡톡 뜯어서 먹으면 나무마다 다른 나무내음과 나무맛 느낄 수 있다.
큰아이가 감잎을 만지며 “감꽃은 어디 있어?” 하고 묻는다. “감꽃 저기 있지. 아직 여물지 않았어. 곧 감꽃도 피겠네.” 이제 봄이 저물며 여름 다가오겠구나. 폭폭 찌는 햇살과 상큼하며 시원한 바람 감도는 여름 되겠구나. 4346.5.2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