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그림자

 


  봄부터 가을까지 우리 식구한테 부추나물 실컷 베푸는 밭자락 한켠에 제비꽃 피어난다. 곁에 쪼그려앉아 말끄러미 바라본다. 햇살은 따사로이 내리쬔다. 문득 꽃그림자 생긴다. 앉은뱅이처럼 흙바닥에 찰싹 달라붙어 피어나는 너 제비꽃한테도 이런 꽃그림자 생기는구나. 개미한테는, 지렁이한테는, 달팽이한테는, 나비한테는, 벌한테는, 쇠똥구리한테는, 개똥벌레한테는, 모두모두 네 꽃그림자가 꽃그늘과 같겠네. 사람은 나무그림자인 나무그늘 누리고, 작은 벌레는 꽃그림자인 꽃그늘 누리는구나. 4346.3.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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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29 09:32   좋아요 0 | URL
'개미한테는, 지렁이한테는, 달팽이한테는, 나비한테는, 벌한테는, 쇠똥구리한테는, 개똥벌레한테는, 모두모두 네 꽃그림자가 꽃그늘과 같겠네.' 그렇네요..^^
문득, 조동진님의 '제비꽃'이란 노래가 생각나네요. 뜬금없이...

숲노래 2013-03-29 09:42   좋아요 0 | URL
어른 새끼손톱보다 조금 더 큰 자그마한 제비꽃인데,
이 제비꽃이란 참
사람들한테 고운 이야기 들려준다고 늘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