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앞날은 어디로 (도서관일기 2013.2.8.)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종이책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차츰 불거진다. 그도 그럴밖에 없는 까닭이, 종이책 다루는 책방이 크게 줄어든데다가, 얼마 안 남은 ‘종이책 다루는 책방’조차 앞으로 얼마나 버틸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2013년 오늘 문을 열어 책손을 기다리는 책방들은 참으로 씩씩하게 책넋을 돌본다 할 만하다. 나라에서도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북돋우는 정책을 내놓지, 종이책을 아끼거나 돌보려는 정책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도서정가제 이야기가 불거지기는 하지만, 막상 ‘종이책 다루는 책방’과 얽힌 삶과 문화와 이야기는 제대로 터져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종이책 다루는 책방’을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먹여살려야 한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그저, 징검돌 하나 놓아 주면 된다. 이를테면, ‘중소기업 도와주는 밑돈’을 싼 이자로 빌려주듯, ‘종이책 다루는 책방’이 깃든 건물을 ‘종이책 다루는 책방’마다 ‘내 건물로 사들일’ 수 있게끔 돕는 징검돌 하나 놓으면 좋겠다. 새책방이든 헌책방이든 ‘내 건물’로 꾸릴 수 있게끔 하면 좋겠다. ‘건물임자한테 달삯 내기’가 아니라, 중앙정부나 지역정부한테 ‘건물 사들이는 데에 들인 돈 갚기’를 하도록 하면 좋겠다. 그런 다음, ‘종이책 다루는 책방’에서 여러 가지 책잔치를 꾀할 때에 잔치값을 얼마쯤 보태면 좋으리라. 더 생각해 보면, 책을 만드는 곳, 출판사도, 출판사 깃드는 건물을 ‘내 출판사 터’로 삼을 수 있게끔, 건물 사는 밑돈을 도우면 얼마나 좋을까.


  나무는 숲에서 자란다. 나무는 햇살을 먹고 바람을 마시며 흙에 뿌리를 내려야 자란다. 책은 책터, 곧 책숲에서 자란다. 책은 책터가 있을 때에 책이다. 도서관뿐 아니라 새책방과 헌책방이 골고루 아름답게 있을 때에 책은 책으로서 책빛을 낼 수 있다.


  나무는 햇살이나 바람이나 흙이 없으면 살아가지 못한다. 책은 책터가 없으면 책빛을 내지 못한다. 전자기기 있으면 전자책 읽을 수 있겠지. 그러면 전자기기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전기 없이 전자기기 움직일 수 있는가. 나무는 종이가 되어 책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전자기기 전자파일은 어떻게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을까. 나무내음은 사람과 뭇목숨을 살리는데, 전자파는 사람과 뭇목숨한테 어떻게 스며드는가.


  중앙정부이든 지역정부이든 ‘돈벌이 쏠쏠한 새로운 산업’에 치우치거나 끄달리지 않기를 바란다. 삶을 바라보고 사랑을 생각하며 꿈을 어깨동무하는 길을 차근차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내 서재도서관에는 종이책만 있다. 내 사진책도서관은 시골마을 한복판에 있다. 내 책들은 나무 곁에서 숨을 쉰다. 나와 우리 식구들은 시골숲에서 시골바람 마시면서 시골내음을 누린다.


  종이책 앞날은 어떻게 될까? 아주 쉬우리라 생각한다. 사람 앞날을 생각해 보면, 종이책 앞날도 환하게 깨달을 수 있으리라 본다. 사람이 앞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갈 때에 아름다울까를 헤아리면, 종이책이 앞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빛날 때에 아름다운가를 슬기롭게 깨우치리라 본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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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3-02-16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책이 좋아도 도심생활속에서 놓아둘 공간이 없어 넘 힘들더군요.그래선지 전자책에 자꾸 관심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ㅡ.ㅡ

숲노래 2013-02-16 15:13   좋아요 0 | URL
음, 그럴 때에는 도시를 떠나
넉넉한 시골로~~~ 휙휙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