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즐기는 책 (도서관일기 2013.2.4.)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책은 스스로 즐긴다. 남이 즐겨 줄 수 없는 책이다. 책은 스스로 읽는다. 남이 읽어 줄 수 없는 책이다. 스스로 즐기며 스스로 삶을 누리도록 북돋우는 책이다. 스스로 읽으며 스스로 삶을 빛내도록 이끄는 책이다.


  어느 한 사람이 온누리 모든 종이책을 읽을 수 없다. 이제껏 나온 책을 다 읽어치운다 하더라도, 다 읽어치우고 나기 무섭게, 새로운 책이 또 나오니까, 다 읽어치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숨을 거두고 나면, 온누리 모든 종이책을 못 읽고 만다.


  도서관은 모든 책을 건사할 수 없다. 게다가, 도서관은 모든 책을 건사할 까닭이 없다. 도서관답게 갖출 책을 갖추면 된다. 아마 한 군데쯤, 웬만한 책을 다 갖추려 애쓰는 도서관이 있어도 되리라. 그렇지만, 한 군데쯤 빼놓고는, 도서관이라 할 때에는, 사람들이 즐겁게 읽으며 아름답게 거듭나도록 북돋우거나 돕거나 이끌거나 가르칠 만한 책을 알맞게 갖추어야 한다고 느낀다.


  때로는, 이 사람이 바라고 저 사람이 바라는 책을 도서관에 둘 수 있으리라. 그러나, 도서관이라 한다면, 사람들이 바라는 책을 갖추기 앞서, 사람들이 챙겨 읽을 만한 책을 갖추어야 올바르리라 느낀다. 도서관은 대여점이 아니다. 도서관은 복지센터가 아니다. 도서관은 어느 한 갈래나 여러 갈래에 걸쳐 삶을 북돋우는 책을 갖추는 자리이다. 사람들 스스로 바라는 책은 사람들 스스로 사서 읽으면 된다. 사람들 스스로 바라는 책은 이녁 스스로 사서 읽은 다음, 도서관에 ‘기부’하면 된다.


  도서관 사서가 왜 있는가 하면, 도서관이 도서관답게 이어가도록 ‘도서관에서 갖출 책을 꼼꼼히 살피고 추리고 고르고 건사하는 몫’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도서관 사서는 공무원이 아니다. 도서관 사서는 ‘고객 접대에 온몸 바치는 감정노동자’가 아니다. 도서관 사서는 ‘책을 고르는 이’요, 도서관 사서는 ‘책을 알아내어 널리 나누는 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내 서재로 사진책도서관을 열면서 품은 생각 하나는 이렇다. ‘나 스스로 사진삶 북돋우려면 어떠한 책을 읽고 갖추어 나눌 때에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했다. 사진을 말하는 책을 모두 갖추려 하지 않는다. 사진책을 몽땅 건사하려 하지 않는다. 삶을 읽고 사랑을 읽으면서, 삶을 즐기고 사랑을 즐기는 길에 반가운 길동무와 같은 책 하나를 고맙게 돌보고 싶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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