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동안 인터넷방마다 '내 이름'을 다르게 썼는데,

이제 차츰 이 다른 이름을 하나로 그러모은다.

 

인터넷이라는 데가 '나를 숨긴다'는 데에서 재미있다고 여기기도 했지만,

내가 내 삶을 글로 쓰는데 '내가 숨겨질 일이 없구나' 싶어

굳이 다 다른 이름으로 글을 쓸 까닭이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 나는

알라딘서재에서도

드디어

내가 나한테 맨 처음 붙인 '내 이름'으로

돌아간다.

 

내 어버이가 나한테 붙인 이름이 석 자 있는데,

이 석 자 말고,

나는 내가 나한테 붙인 이름이 있다.

이 이름은 '함께살기'이다.

 

딱 내 마음씨만큼 지은 이름이라 할 텐데

1992년에 이 이름을 나한테 붙여 주면서

나 스스로 되게 뿌듯했다고 느꼈다.

 

<나우누리>라고 하는 데에서 이 이름을 처음으로 썼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이 이름을 다시 썼으며,

<네이버>에서는 그냥 '고무신'으로 썼고,

다른 데에서는 알파벳으로 'hbooks'나 'hbooklove'를 쓰곤 했는데

(한글이 안 되는 곳에서는)

알라딘서재에서는 어쩐지 '된장'이란 이름이 쓰고 싶었다.

'된장'이라는 이름은 <오마이뉴스 블로그>에서도 나란히 썼다.

 

라면 한 봉지를 끓여도,

김치찌개를 끓여도

어떤 국을 끓여도

어떤 무침이나 나물을 해도

나는 늘 '된장'을 넣곤 했다.

 

요즈음에는 된장은 잘 안 쓰고 소금을 쓴다.

그러다 보니, 소금을 먹고 된장을 잘 안 먹는

요즈음 내 삶을 돌아보건대

아무래도 '된장'이라는 이름은

목숨이 다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ㅈㅇㅎ이라고 하는 어떤 이를 비롯해 몇몇 사람들은

'젠장'이라느니 무어니 하고 다른 사람을 비아냥거리려고

이런 '된장' 같은 이름을 썼다느니 하는 말꼬리 잡는 글을

아무 데나 올리며 나를 헐뜯기도 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 블로그>에서 내 이름을 '고추장'으로

 바꿀까 하고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이러구러

나 스스로 나한테 붙인 이름이 버젓이 있는데,

나는 내 이름을 젖히고

왜 다른 이름에 사로잡혀 이렇게 긴 해를 보냈을까.

 

아스라한 이야기는 앞으로 새롭게 피어나리라 생각하며

내 이름을 예쁘게 사랑하자고 다짐한다.

(그런데, 알라딘서재 이름을 바꾸고 보니,

 서재 이름은 "함께살기-_-알라딘 지점"처럼 썼더라.

 참... 나도 나 스스로 뚱딴지 같았구나.)

 

이제 '된장'이라는 이름은 잘 쉬기를 빈다.

잘 있으렴~~~~ ^^

 

'된장'에서 '함께살기'로 이름을 바꾸면서

'함께살기-_-알라딘 지점'이라는 이름도 '고흥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로 바꾼다.

음...

어쩐지 어여뻐 보이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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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11-28 00:18   좋아요 0 | URL
어여뻐 보이네요.
된장이란 이름.. 저도 함께 흘려보냅니다, 잘가라.

숲노래 2012-11-28 04:4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그나저나, 일찍 주무셔야지요~ ^^;;)

페크pek0501 2012-11-28 19:02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이 없겠구나 싶어요.
멋진 새출발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숲노래 2012-11-29 11:42   좋아요 0 | URL
'새'것도 '헌'것도 아니지만~
암튼,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