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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어 줘 업어 줘 ㅣ 아기 그림책 나비잠
조 신타 글.그림, 이선아 옮김 / 보림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하며 업는 아이들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185] 조 신타(초 신타), 《업어 줘, 업어 줘》(보림,2007)
작은아이가 다가옵니다. “업어 줘, 업어 줘.” 큰아이가 달라붙습니다. “업어 줘, 업어 줘.” 다섯 살 큰아이와 두 살 작은아이하고 살아가는데, 이 틈바구니에 셋째 아이가 우리한테 찾아온다면 이 아이도 “업어 줘, 업어 줘.” 할까요?
아이 눈빛을 바라보아도 아이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이 뒷모습을 바라보아도 아이 마음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아이 목소리를 들어도 아이 마음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 아이만이 아니에요. 이웃 아이를 바라볼 때에도, 또 내 옆지기를 바라볼 때에도, 또 내가 모르는 누군가를 바라볼 때에도, 내 생각과 마음을 가만히 기울이면 모두들 어떤 넋인가를 읽을 수 있어요.
서로 마음으로 사귑니다. 서로 마음으로 하나됩니다. 서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싱긋 웃으며 마음과 마음이 만나 즐겁습니다. 방긋 웃으며 마음과 마음이 얼크러져 예쁩니다.
그래요. 서로 손을 맞잡고 웃어도 즐거울 테지만, 가만히 눈을 감은 채 마음과 마음으로 사귀어도 즐거워요. 서로 어깨동무를 하거나 입을 맞추어도 즐거울 테지만, 살며시 눈을 감고 땅바닥에 드러누워 하늘을 느끼고 바람을 맞아들이며 햇살을 누릴 때에도 즐거워요.
작은아이를 안습니다. 큰아이를 업습니다. 작은아이를 업습니다. 큰아이를 안습니다. 옆지기를 안습니다. 그러나 옆지기를 업지는 못합니다. 나는 내 마음으로 내 몸을 쓰다듬습니다. 나는 내 몸으로 내 마음이 얼마나 사랑을 빛내며 꿈꾸는가 하고 돌아보며 가만히 어루만집니다.
아이들을 업는 어버이는 환한 웃음꽃입니다. 들판이나 텃밭이나 멧자락에 가득한 풀을 쓰다듬으며 아끼는 사람들은 맑은 웃음빛입니다. 아이들은 나한테 “업어 줘, 업어 줘.” 하면서 다가옵니다. 나는 내 어버이인, 곧 아이들한테 할머니요 할아버지한테 “업어 줘, 업어 줘.” 하며 들러붙습니다.
서로 좋아하니 좋습니다. 서로 사랑하니 사랑스럽습니다. 서로 아끼니 예쁩니다. 서로 믿으며 믿음직합니다. 서로 마음을 기울여 상긋 웃으니 웃음씨가 웃음꽃이 되고 웃음열매가 되며 웃음나라가 됩니다. (4345.8.3.쇠.ㅎㄲㅅㄱ)
― 업어 줘, 업어 줘 (조 신타 글·그림,이선아 옮김,보림 펴냄,2007.3.30./75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