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에 '우리 말 이야기'를 같이 띄운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이 글은 걸치지 않았더군요. 그러께에 썼던 글입니다. 제 서재에 꾸준히 찾아오시는 분이야, 제가 글 끝에 붙이는 'ㅎㄲㅅㄱ'가 무슨 뜻인 줄 다 아실 테지만, 어쩌다 한 번 들르거나, 이제 처음으로 들르는 분들은 뭔 소리인가 여길 테니 이렇게 글을 붙입니다. [사진책 도서관 편지] 게시판 글을 읽으면, '함께살기(ㅎㄲㅅㄱ)'라는 이름을 볼 수 있으니, 제가 이런 글을 띄우지 않아도 다 알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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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말 1] 함께살기
1994년부터 ‘함께살기’라는 이름을 씁니다. 줄여서 ‘ㅎㄲㅅㄱ’처럼 적곤 합니다. 어제 은행에 가서 통장갈이를 했더니 은행 일꾼은 ‘ㅎㄲㅅㄱ’가 아닌 ‘해서’로 읽더군요. 어떻게 이리 읽을 수 있나 싶은 한편, 사람들이 당신 이름을 적바림하는 자리에 으레 알파벳을 쓸 뿐 한글로 쓰는 일이 드무니 어쩔 수 없구나 싶었습니다. 한글 닿소리로 내 이름을 적바림하는 사람은 아직 몇몇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용케 한글 닿소리 이름을 적바림하고 한글로 내놓는 글이름 하나 마련했습니다. 어릴 적 이웃집에 사는 형이 저한테 옷 하나 선물해 주었는데, 당신이 다니던 서울산업대학교에서 후배들이 만들어 준 옷 앞자락에 “함께 사는 길”이라는 글월이 적혔어요. 이 글월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이 글월을 줄여 ‘함께살기’란 이름을 내 깜냥껏 지었고, 어느덧 스무 해 가까이 이 이름을 즐겨씁니다. 제가 “함께 사는 길”을 슬기로우며 알차게 이루어 내기에 이 이름을 쓰지는 않습니다. 이모저모 부딪히고 배우면서 차근차근 이루고픈 꿈이기 때문에 이 이름을 좋아하고 아낍니다. (2010.5.8.흙.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