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32 : 멀리 보는, 장기적인 안목

 

“멀리 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해.” “그리고 하나 더 당부하고 싶은 건 작은 일부터 실천하자는 거야.”
《고성국·남경태-덤벼라, 인생》(철수와영희,2012) 226쪽

 

  ‘안목(眼目)’은 ‘눈’이나 ‘눈길’이나 ‘눈썰미’로 다듬을 만합니다. ‘필요(必要)해’는 ‘있어야 해’나 ‘갖춰야 해’나 ‘추슬러야 해’나 ‘다스려야 해’로 다듬습니다. “당부(當付)하고 싶은 건”은 “얘기하고 싶은 하나는”이나 “말하고 싶은 대목은”으로 손보고, “실천(實踐)하자는 거야”는 “하자는 얘기야”나 “몸으로 옮기자는 소리야”로 손봅니다.


  보기글 첫머리에 “멀리 보는”이라 말하고는, 이내 “장기적인 안목”이라 적습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데, 첫머리는 한국말이요, 잇달은 말마디는 한자말입니다. 이 말꼴은 꼭 “잘 가, 바이바이.” 하고 같습니다. “고마워, 땡큐.”라든지 “가득 넣어 주셔요, 만땅이요.”와도 같다 할 만해요.


  ‘장기적(長期的)’은 “오랜 기간에 걸치는”을 뜻한다 하며, 국어사전에 실립니다. 아무래도 ‘단기적(短期的)’과 짝꿍이 되어 쓰일 텐데, 한국말로 얘기하자면 ‘오랜 동안’과 ‘짧은 동안’입니다. 간추려 ‘오래’와 ‘짧게’예요.

 

 멀리 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해
→ 멀리 볼 줄 알아야 해
→ 멀리 보아야 해
→ 멀리 보는 눈을 길러야 해
→ 멀리 보는 눈썰미를 키워야 해
→ 멀리 보는 매무새로 살아야 해
 …

 

  사람들 스스로 멀리 보는 눈길과 가까이 살피는 눈썰미를 북돋울 수 있으면 기쁘겠어요. 저마다 하는 일뿐 아니라 저마다 누리는 놀이와 저마다 일구는 삶을 멀고 가까이 헤아리며 곱게 건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삶부터 여러모로 알뜰히 살피며 돌볼 때에 넋과 말 또한 여러모로 알뜰히 살피며 돌보거든요. 삶부터 깊이 들여다보거나 두루 돌아볼 때에 얼과 글 또한 깊이 들여다보거나 두루 돌아보는구나 싶어요.


  ‘멀리보기’와 ‘가까이보기’를 생각합니다. ‘톺아보기’가 있고 ‘살펴보기’가 있습니다. 한국말로 ‘먼눈’이나 ‘앞눈’ 같은 새 낱말을 빚어 봅니다. 나 스스로 내 머나먼 삶을 헤아리며 오늘 하루 알차게 여미려는 뜻을 ‘먼눈’이라는 낱말에 실어 봅니다. 앞을 바라보며 오늘 이곳에서 차근차근 내 걸음걸이 즐기는 모습을 ‘앞눈’이라는 낱말에 담아 봅니다.


  어쩌면, ‘멀리보기’와 ‘당겨보기’를 생각할 만합니다. ‘멀리보기’와 ‘옆보기’, 여기에 ‘뒤보기’와 ‘앞보기’와 ‘둘레보기’를 떠올릴 만합니다. 내 말결에 울타리를 세우지 않으면 말길을 환하게 틉니다. 내 말씨에 껍데기를 씌우지 않으면 말넋을 따사롭게 빛냅니다. (4345.4.1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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