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양말 책읽기
짝양말을 신은 아이가 책을 읽는다. 책을 읽는 아이는 한동안 조용하다. 나도 이때에는 숨을 살며시 돌리며 책장 조금 넘길 만하다. 밀린 다른 집일을 할 수 있지만, 이때에는 나도 조금은 쉬고 싶다.
나도 한 차례 쉬며 방바닥에 모로 누워 책을 읽는다. 그러나 자꾸 짝양말에 눈이 간다. 아이가 예쁘게 놀 때에는 예쁘게 노는 모습을 바라보느라 내 종이책을 읽지 못하고야 만다. 사진기를 손에 쥔다. 사진기를 내려놓고 말끄러미 바라본다. 곰곰이 돌이킨다. 나도 어린 날 짝양말 신기를 즐겼을까. 내가 짝양말을 신으려 하면 내 어머니는 어떤 낯빛이었을까. 빨래거리 늘어난다고 싫어하셨을까. 보기 안 좋으니 얼른 벗으라 하셨을까. 재미나다며 웃으셨을까. (4345.2.23.나무.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