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양말 책읽기

 


 짝양말을 신은 아이가 책을 읽는다. 책을 읽는 아이는 한동안 조용하다. 나도 이때에는 숨을 살며시 돌리며 책장 조금 넘길 만하다. 밀린 다른 집일을 할 수 있지만, 이때에는 나도 조금은 쉬고 싶다.

 

 나도 한 차례 쉬며 방바닥에 모로 누워 책을 읽는다. 그러나 자꾸 짝양말에 눈이 간다. 아이가 예쁘게 놀 때에는 예쁘게 노는 모습을 바라보느라 내 종이책을 읽지 못하고야 만다. 사진기를 손에 쥔다. 사진기를 내려놓고 말끄러미 바라본다. 곰곰이 돌이킨다. 나도 어린 날 짝양말 신기를 즐겼을까. 내가 짝양말을 신으려 하면 내 어머니는 어떤 낯빛이었을까. 빨래거리 늘어난다고 싫어하셨을까. 보기 안 좋으니 얼른 벗으라 하셨을까. 재미나다며 웃으셨을까. (4345.2.2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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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2-02-23 17:32   좋아요 0 | URL
저도 저렇게 신었는데, 문제는,
다 큰 중학생이 되어서도 그러고 싶었다는 거 아닙니까 ㅠㅠ
오래토록 짝짝이 양말을 신고 싶었던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엄격한 부모님과 언니'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러면 안 된다,라면서 자꾸 못하게 야단치니까
일찍감치 졸업할 일을 오래 질질 끓었던 거 같아요.
(중딩 때는 어쩔 수 없이 양말은 짝으로 반듯하게 신고
운동화 끈을 연두와 초록, 노랑과 연두 이런 식으로 다르게 꿰 신었지요.
학교 갈 적엔 흰색으로요 ㅋㅋ)

저는 애들이 자라면서 하는 행동은 웬만한 건 그냥 둬요.
손가락 빨기 같은거요. 이것도 성장하면서 거치는 과정이니까요.
애들이 하고 싶은 만큼 하고 나면 안 하게 되더라구요.


숲노래 2012-02-23 18:48   좋아요 0 | URL
잘 맞추어도 좋으나
잘 맞춘다는 일이란
틀에 박히는 일이
아닌 줄을
사람들 스스로 잊도록
내몰리지 않느냐 싶어요.

곰곰이 생각하면
짝양말이란
아이들일 때부터 누구나 좋아하는 멋이라 할 테고,
이 멋은
'삐삐'가 그야말로 아름답게 보여주었어요~

아이들 어머니가 되어
짝양말을 신어도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