キツネ (北國からの動物記) (大型本)
다케타쓰 미노루 / アリス館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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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한테 보여주며 함께 살아갈 이웃
 [잘 읽히기 기다리는 사진책 49] 다케타쓰 미노루(竹田津 實), 《北國からの動物記 ② キツネ》(アリス館,2008)

 


 들짐승 돌보기로 온삶을 바친 일본사람 다케타쓰 미노루(竹田津 實) 님은 당신 스스로 좋아서 일본 훗카이도에 동물병원을 열었겠지요. 이름은 ‘동물’병원이지만, 정작 다케타쓰 미노루 님이 돌본 짐승은 집짐승보다는 들짐승이었어요. 그래서 다케타쓰 미노루 님 병원은 여느 동물병원이라는 이름보다는 ‘들짐승’병원이라고 할 때에 걸맞다고 느낍니다.

 

 늘 들짐승을 돌보며 살아갔기에 들짐승한테 병원삯을 받지 못합니다. 들짐승은 돈을 갖고 다니지 않아요. 들짐승은 은행계좌가 없어요. 들짐승은 곡식이나 푸성귀로 병원삯을 갚지 않아요. 몸이 다 나으면 병원을 훌쩍 떠나 들판으로 돌아가요.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이를 모르지 않았겠지요. 뻔히 밥벌이 안 되는 일인 줄 알면서 이렇게 일하며 살아가지 않았겠지요.

 

 한국말로 옮겨진 다케타쓰 미노루 님 책으로는 뒷이야기를 더 살피기 어렵습니다만, 몇 가지 이야기책으로 읽고 몇 가지 사진책으로 곰곰이 돌아보노라면,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누구보다 당신 옆지기와 아이들한테 가장 좋다 싶은 터전에서 가장 좋다 싶은 보금자리를 일구고 싶었기 때문에 이와 같이 일하며 살지 않았느냐 싶어요.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다친 들짐승을 보살핍니다. 일부러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고치는 짓을 하지 않아요. 다쳐서 병원을 찾아오는 들짐승이 더러 있으나, 이웃사람들이 다친 들짐승을 보고는 가엾게 여겨 병원으로 데려온답니다.

 

 여러 해에 걸쳐 다케타쓰 미노루 님 사진책을 바라보면서 가만히 생각합니다. 우리 옛이야기처럼 ‘다친 들짐승이 다케타쓰 미노루 님한테 선물 한 가지 베풀며’ 서로 이웃으로 사귀지 않느냐 싶습니다. 다리 다친 제비처럼 돈더미를 베풀지는 않으나, 다친 들짐승은 다케타쓰 미노루 님한테 사진으로 찍히면서 참새이든 여우이든 족제비이든 들쥐이든 토끼이든 사슴이든 …… 한집에서 한식구로 지내며 살가이 사귄 이들 짐승을 들판에서 다시 만나 가까이 사진으로 담는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엮인 책으로 읽으며 ‘새로운 사랑과 삶’을 느낄 수 있어요. 이동안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책을 내놓고 사진을 판 돈으로 병원을 꾸립니다. 병원 한 칸을 더 늘릴 수 있고, 당신 아이들을 먹여살리며 가르칠 수 있기까지 해요. 깊은 들판에 조용히 자리한 들짐승병원이 오래오래 이을 만한 돈을 이야기책이랑 사진책이 벌어 줍니다.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별나라 짐승을 사진으로 담지 않습니다.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머나먼 나라 새롭거나 낯선 짐승을 사진으로 찍지 않습니다. 늘 가까이에서 살아가는 들짐승을 사진으로 담습니다. 언제나 곁에서 이웃으로 지내는 들짐승을 사진으로 찍습니다.

 

 

 

 들짐승을 보살피는 나날이 길어질수록 들짐승을 차분히 바라보며 살가이 담아내는 손길은 한결 따스해집니다. 들짐승하고 이웃으로 지내는 햇수가 늘어날수록 들짐승을 꾸밈없이 마주하며 수수히 담아내는 눈길은 더욱 넉넉해집니다. 들짐승병원에서 태어나 함께 살아간 아이들은 어떤 삶을 누리고 어떤 이야기를 빚으며 어떤 사랑을 꽃피웠을까요. 아이들이 품을 꿈과 사랑에 앞서, 이 아이들을 낳은 두 어버이는 어떤 꿈과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누리며 즐겼을까요.

 

 호시노 미치오 님은 북극곰을 만나러 먼길을 떠나면서 아름다운 벗님을 사귀고 찾았습니다.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훗카이도 들짐승병원 둘레에서 들짐승을 늘 마주하면서 살가운 이웃을 사귀고 보살폈습니다. 모두 사랑어린 눈길로 벗님과 이웃을 사귑니다. 모두 믿음어린 손길로 벗님과 이웃하고 어깨동무했습니다.

 

 들짐승이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자면 꽤 오래도록 지켜보고 무척 오랜 나날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케타쓰 미노루 님은 혼자 들짐승을 지켜보기도 했겠지만, 아이들과 들판에서 뒹굴고 놀면서 들짐승을 살펴보기도 했을 테지요.

 

 흙을 밟으며 들짐승을 만나는 어버이 곁에서 흙을 밟으며 뒹굴고 노는 아이들입니다. 흙을 밟는 들짐승하고 나란히 흙을 밟는 이웃으로 지내는 어버이와 함께 흙을 밟는 들짐승을 좋은 이웃으로 여기는 아이들입니다.

 

 

 

 사진을 찍는 어버이라면, 우리 아이들하고 누구랑 서로 이웃으로 사귀며 함께 살아갈 때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리라 봅니다. 글을 쓰는 어버이라면, 우리 아이들하고 누구랑 서로 이웃으로 지내며 같이 살아갈 때에 아름다울까 하고 헤아리리라 봅니다. 더 멋진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야 하지 않습니다. 더 빼어난 이야기를 글로 써야 하지 않습니다. 더 돋보이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어야 하지 않습니다. 더 놀라운 이야기를 글로 써서 읽혀야 하지 않습니다. 사랑 가득한 삶을 사진으로 나눌 때에 즐겁습니다. 사랑 감도는 삶을 글로 함께할 때에 웃음꽃이 핍니다.

 

 좋은 넋으로 좋은 삶이요, 좋은 꿈으로 좋은 사진입니다. 기쁜 생각으로 기쁜 나날이요, 기쁜 사랑으로 기쁜 글입니다. (4345.2.17.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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