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서 겨울 해바라기 책읽기

 


 날이 무척 폭하다. 아직 이월이지만 벌써 봄이 찾아왔나 싶도록 따스한 날이다. 아이 어머니는 일산 친정집 마실을 함께 다녀오느라 쓰러진 채 일어날 줄 모르고, 두 아이는 언제나처럼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서 놀자고 부산스레 떠든다. 나도 힘들어 더 눕고 싶으나 어쩌는 수 없다. 일어나서 둘째를 업고 첫째는 뒤꼍 흙땅에서 뛰며 놀라 할밖에.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라, 헛간에서 깔개를 꺼낸다. 마당 한복판에 펼친다. 두 겹으로 펼치고 돗자리를 깐다. 둘째는 이불을 둘 돌돌 말아 무릎에 누여 토닥토닥 노래 부르며 재운다. 삼십 분 즈음 무릎에 누여 토닥이니 슬슬 잠든다. 둘째가 잠든 모습을 보고 나서 얼굴에 해가 덜 들도록 이불깃을 세우고는 빨래를 하기로 한다. 첫째는 따순 햇살 내리쬐는 마당에서 혼자 신나게 잘 놀아 준다. 머잖아 그야말로 따순 봄이 찾아들면, 우리 식구는 집 바깥에서 흙을 쪼거나 풀밭을 찾아다니며 놀겠지.

 

 다 마른 빨래는 걷고 새로 한 빨래는 넌다. 잠든 둘째 곁에 나란히 누워 책을 조금 읽는다. 둘째가 깰 때까지 책 두 권을 읽어 냈다. (4345.2.16.나무.ㅎㄲㅅㄱ)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주 2012-02-16 11:37   좋아요 0 | URL
저 완전 놀랐어요!!@@
어젠 햇살이 많이 따숩긴 했지만 아기가 저렇게 바깥에서 잠을 자다니@@
도시 아기들은 엄두도 못 낼 일이죠...음..저도 저건 시도도 못해봤네요.
산들보라야~앞으로도 튼실하게 잘 자라거라~^^

숲노래 2012-02-16 12:23   좋아요 0 | URL
도시에서도 집에 마당 널찍하게 있으면 다들 좋을 텐데,
이러한 집을 꿈꾸기란 참 어렵겠지요 ㅠ.ㅜ

진주 2012-02-16 12:31   좋아요 0 | URL
마당도 부럽지만,
여기 애들은 콧구멍에 조금이라도 찬 바람 들어가면 대번에 감기하거든요...

숲노래 2012-02-16 12:59   좋아요 0 | URL
어제 햇볕을 좀 오래 쐬었다고
저녁에 아이들
볼이 빨갛게 익었답니다 ^^;;;;;;

페크pek0501 2012-02-17 23:11   좋아요 0 | URL
마당이 참 맘에 들어요. 햇살이 푸짐하게 드는 마당이네요. 비타민D 섭취도 충분히 하겠군요.
그 마당에 서면 어떤 풍경을 볼 수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평화로운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시골스런 마을의 풍경을 참 좋아해요.
너무 조용한 마을이어서 개 한 마리가 졸고 있기도 하죠.
고속버스를 타면 그런 마을들을 볼 수 있어 좋아요.

숲노래 2012-02-18 07:45   좋아요 0 | URL
고속버스에서 내려 한 시간쯤 걸어 들어가면
그처럼 호젓한 마을을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