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곱게 개는 어린이
아이한테 동생 기저귀를 개 보라 건네면, 널찍한 기저귀는 아직 정갈히 갤 줄 모른다. 문득 무슨 생각이 난다. 내가 반으로 한 번 접고 다시 반으로 더 접은 다음 아이한테 건넨다. 두 차례 더 접는 일만 아이한테 맡긴다. 이렇게 하니 꽤 잘 갠다. 마땅한 노릇일 텐데, 처음부터 말끔히 잘 개라 할 수 없다. 기저귀천은 얇으면서 널찍해서 빨래개기가 아주 익숙하지 않다면 어른도 어설피 개기 일쑤이다. 아이가 작은 손닦개나 큰 손닦개는 꽤 잘 갠다. 제 웃옷이나 바지나 속옷도 제법 잘 갠다. 아이 눈높이에 가장 잘 할 만한 몸짓과 흐름을 살펴 일을 맡기면 아이는 너끈히 해내리라. 옳게 살피고 천천히 기다리자. (4345.2.7.불.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