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밤달 책읽기

 


 설날이 가까운 보름달을 올려다본다. 나도 옆지기도 밤달이 참 환하다고 느낀다. 밤달을 올려다보는 마당에 한동안 서서 가만히 하늘과 들판을 바라보았다. 손이 덜 가는 흙땅이 되고, 스스로 더 싱그러이 올라서는 풀과 나무들로 우거진 멧자락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으면서, 아직 이러한 자리가 못 된다면 나와 옆지기와 아이들이 이러한 마을로 집숲으로 나아가도록 애쓰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면 나는 무엇을 하면서 이러한 보금자리가 되도록 땀을 흘릴 수 있을까.

 

 북극별조차 하얀 밤달이 베푸는 빛살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토록 환하고 하얀 빛살이라니. 이토록 온누리를 맑고 환하게 비출 수 있다니.

 

 나는 얼마나 어두웠던가. 나는 얼마나 조그마했던가. 나는 얼마나 옹크리며 살았던가.

 

 몸을 얼른 추슬러야겠다. 마음을 얼른 다잡아야겠다. 삶을 사랑하는 꿈을 얼른 다스리면서 북돋아야겠다. (4345.1.1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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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1-11 09:19   좋아요 0 | URL
고운 단어들 속에 어떤 다짐도 엿보이기는 글이네요.
저도 어제 밤 산책 길에 달을 봤어요. 구름에 둘러싸여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분위기 있는 달의 모습이던데요.

숲노래 2012-01-11 16:56   좋아요 0 | URL
설날에 구름이 끼지 않으면,
또 큰보름에 구름이 끼지 않으면,
가장 밝은 흰달을 볼 수 있으리라 믿어요.

지난해에는 설날 달을 못 보았거든요 ㅠ.ㅜ

양철나무꾼 2012-01-11 15:41   좋아요 0 | URL
전 어제 달이 너무 밝아...
누웠다 일어나 앉았다가 달밤에 체조를 했었다나 어쨌다나...
螢雪之功이란 고사성어의 주인공을 달로 바꿔야하는게 아닌가 뭐, 그런 엉뚱한 생각을 했다는...

맨날 이쁘기만 한 글들을 봐서 그런가,
결의까지 느껴지니 새로운걸요~^^

저도 덕분에 희망 한자락 얻어갑니다, 감사~!

숲노래 2012-01-11 16:56   좋아요 0 | URL
힘들 때에 쓴 글이라 좀 그렇습니다 ^^;;;

2012-01-11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