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집일 하기
집에서 어머니 아버지 동생이랑 늘 함께 지내는 첫째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집일을 할 때에 곁에서 저도 따라하겠다 하면서 한두 가지 살짝 배우곤 한다. 배운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배운다기보다 놀이에 가까운데, 첫째 아이는 집에서 제 어버이랑 살아가며 집일을 지켜보기에 집일이 천천히 몸에 익으면서 저절로 스며들 만하다. 아버지가 밥상을 행주로 닦으려 할 때면 첫째는 언제나 “내가, 내가.” 하면서 행주를 빼앗으려 한다.
첫째는 이제껏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고, 앞으로도 어린이집에 보낼 마음이 없다. 이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면 무얼 보고 무얼 배우겠는가. 어떤 노래를 부르고 어떤 이야기를 들으며 어떤 놀이를 즐기는 어린이집이겠는가. 아니, 무엇을 배운다고 하기 앞서, 어린이집에 모이는 아이들한테는 무슨 삶이 있을까 궁금하다. 이 아이들은 앞으로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좋을는지 궁금하다.
지난 2008년 8월부터 올 2011년 9월까지 이럭저럭 집에서만 일하면서 그럭저럭 버티었다. 살림살이를 춘천으로 옮기면 아버지가 춘천에서 출퇴근 비슷하게 하면서 일해야 할는지 모른다. 출퇴근 비슷하게 일해야 한다면 이곳 멧골자락 살림집에 있을 때하고 견주어 돈을 어느 만큼 더 벌겠지. 아니, 이곳에서는 돈을 거의 안 벌며, 또 돈을 거의 안 쓰며 살았으나, 집식구 하나가 돈을 벌러 밖으로 나간다면, 이제부터는 돈을 이렁저렁 벌며, 또 돈을 이렁저렁 쓰며 살 수밖에 없겠지.
돈을 써야 하기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한다고 느끼지 않는다. 돈을 벌기 때문에 돈을 쓸 수밖에 없다고 느낀다.
집에서 아이들하고 복닥거리기 때문에 어설프거나 어수룩하게 구는 어버이 몸짓이라 하더라도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배우며 사랑을 나눈다. (4344.9.6.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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