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가누기
집이 아닌 병원에서 아이를 받아야 할 때부터 둘째는 첫째와 마찬가지로 온갖 안 좋은 것들을 맞아들여야 했다. 첫째 때처럼 병원에서 함부로 예방주사를 놓지 않도록 하려고 이 얘기는 병원에 대고 해서 비형간염 예방주사는 놓지 않도록 했으나, 아이 어머니가 기운이 다 빠져 쭉 뻗으니, 아기를 마구 잡아뽑듯이 했다. 병원 일꾼이라면 마땅히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왜 새벽에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왔겠는가.
둘째는 뒷통수가 비뚤어지고 말았다. 백날이 되도록 늘 한쪽으로 고개를 눕히려 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판판한 쪽으로 누워야 느긋하며 좋을 테니까.
둘째는 하루하루 눈이 밝아진다. 이제는 불빛이나 햇빛이 어느 만큼 익숙하다. 조금 떨어진 데에 있는 어머니나 아버지나 누나를 알아볼 수 있다. 백날이 되기 앞서는 곁에 식구들이 있어도 오른쪽으로 바라보지 않기 일쑤였다. 이제 둘째는 식구들이 오른쪽에 있으면 가만히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있는다. 어머니이든 아버지이든 누나이든, 비뚤어진 뒷통수라 눕기 나쁠 테지만, 이제 둘째는 오른쪽으로 물끄러미 바라볼 줄 안다. 그래도 이 아이는 아직 왼쪽으로 보기가 더 수월하다고 여긴다. (4344.9.6.불.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