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두 개야


 옆지기가 말하기 앞서 나 스스로 느낀다. 아이는 어버이가 저를 나무라는 말까지 고스란히 따라한다. 아이는 저를 나무란다고 느끼지 못하기 일쑤이다. 아이는 저 스스로 잘못한 줄을 모르기 일쑤이고, 잘못한 줄을 모르기 일쑤이니 나무라더라도 나무라는 줄을 모르기 일쑤이다. 그렇다면, 아이를 나무라는 어른(어버이)이 잘못이다.

 아이가 잘못이 아닌 어른이 잘못이지만, 아이는 잘못한 어른이 다시금 잘못을 되풀이하더라도 예쁘게 함께 살아간다. 이러면서 꾸준하게 말을 건다. 언제까지 잘못을 되풀이하시겠어요?

 아이가 음성 할아버지 할머니하고 일산 할아버지 할머니를 함께 만난다. 첫째가 네 살이 된 때에 이르러 비로소 네 분이 한 자리에 모인다. 늘 따로따로 마주하던 첫째는 네 분이 한 자리에 모인 한참이 지난 다음 한 마디를 한다. “할머니가 두 개야.”

 아이는 ‘개’라는 낱말을 잘못 썼다. 그러나 아이가 ‘개’를 잘못 썼으니 “할머니가 두 사람이야.” 하고 바로잡을 수 있으나, 이보다 아이 스스로 “할머니가 두 분 있는” 줄을 깨달은 대목을 반가이 여겨야지 싶다. 아이가 하는 말이야, 굳이 아버지가 나서지 않아도 두 분 할머니가 잘 타이르며 이끌어 주겠지. (4344.8.3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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