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안 써서 없어진 한글에는 무엇이 있나요
: ‘ㆁㆆㅸㅱㆍㆅㆀ’ 같은 한글을 오늘날에는 쓰지 않습니다. 이러한 한글을 쓸 까닭이 없어서 안 쓸는지 모르나, 나날이 말소리가 달라질 뿐 아니라 좁아지기 때문에 ‘더 넓게 더 많은 소리값을 담던’ 낱말 쓰임새가 줄어듭니다. 앞으로 이런 한글이 다시 쓰임새가 생길 수 있으며, 앞으로도 이 한글은 안 쓰일 수 있습니다.
34. 우리말이 있는데 왜 사람들은 영어나 일본말 같은 외국말을 즐겨쓸까요
: 사람들 생각과 마음이 올바르거나 튼튼하거나 아름답게 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라사랑이나 겨레사랑 때문에 옳고 바르게 쓰는 우리말이 아닙니다. 나를 사랑하고 내 삶을 아름다이 다스리는 길을 찾으며 저절로 알맞으며 바르게 가다듬는 우리말입니다. 굳이 영어나 일본말을 써야 내 이름값이나 얼굴이나 학력이나 지식이 높아 보인다고 여기니, 오늘날 같은 모습은 앞으로도 바뀌기 어렵습니다. 입시지옥을 우리 손으로 걷어내고, 학력차별이나 도시문명이 잦아들도록 힘쓰지 않는다면, 또한 밥과 옷과 집을 내 손으로 알뜰히 일구는 ‘작으면서 예쁘고 착한 내 삶’을 돌보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우리말보다 영어나 일본말 사랑은 그칠 수 없습니다.
35. 꼭 표준어를 써야 하나요
: 표준말이란 내가 인천에 살든 울릉섬에 살든 마산에 살든, 서로서로 생각과 마음을 나누려고 마련한 말입니다. 표준말을 쓰지 않으면 내 생각이나 마음을 내 동무나 이웃이 알아들을 수 없겠지요.
36. 편지로 욕을 써도 되나요
: 말사랑벗이 편지에 욕을 썼을 때에, 이 욕을 읽을 사람이 어떠한 마음이 될는지를 헤아려 보셔요.
37. 맞춤법이 뭐죠
: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에, 내가 하는 말이나 내가 쓰는 글을 남들이 옳고 바르며 알맞게 알아듣도록 맞추어서 쓰자는 말법입니다.
38. 꼭을 책을 많이 읽어야 우리글을 잘 쓰나요
: 옳지 못하고 바르지 못한 글로 된 책이 무척 많습니다. 책을 많이 읽거나 책을 좀 읽는다 해서 우리말을 잘 쓰지는 않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어야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곧바로 알아채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느냐를 살펴야 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대로 내 말이 되니까, 내 삶을 어떻게 추스르느냐에 따라 내 말을 내 이웃과 동무가 어떻게 알아듣거나 받아들이느냐가 달라집니다.
39. 우리나라에서 왜 사람이름은 세 글자인가요
: 한자로 두 글자로 이름을 지어 버릇하니까, 성씨하고 더해서 세 글자이기 일쑤입니다. 성씨가 두 글자인 분들 가운데 이름을 한 자로 쓰는 분이 많아, 성씨가 두 글자여도 성과 이름을 더해 세 글자인 사람이 매우 많아요.
40. 우리글 이름을 왜 한글이라고 하나요
: 우리나라를 이룬 겨레는 ‘한겨레’입니다. ‘한’은 토박이말로 우리 겨레한테 붙는 이름입니다. 한자로 우리나라 이름을 ‘韓國’으로 쓰지만, 토박이말로는 ‘한나라’로 씁니다. 지난날 한힌샘 주시경 님이 ‘훈민정음’이던 우리 글이름에 ‘한글’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습니다. 한겨레 말이기에 ‘한말’이라는 뜻이고, ‘한’에서 가지를 치는 낱말로 ‘한길-하늘-하나-하느님’이 있어서, ‘한글’일 때에는 ‘큰글’이나 ‘높은 글’이나 ‘하나 있는 하나된 글’을 뜻하기도 합니다.
41. 왜 서울사람들이 쓰는 말을 표준어라고 하나요
: 서울이 우리나라 한복판에 자리한 곳이며,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모두 이곳에 모였기 때문에,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쓰는 말을 표준으로 삼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표준말이 곧 서울말이지는 않습니다. 표준말을 쓰는 사람이 서울에 가장 많이 살기 때문에 표준말이 서울말처럼 들릴 뿐입니다. 그러니까, 나라를 다스리면서 온 나라 사람들이 두루 알아듣도록 세운 표준말을 서울사람이 먼저 쓰도록 하면서 표준말이 서울말처럼 되는데, 서울에도 서울 사투리가 있어서 표준말과 서울말이 아주 똑같지는 않아요.
42. 우리말 한글은 매우 과학적이고 우수하다고 하는데 왜 세계어로 안 쓰나요
: 세계어란 세계를 주름잡거나 세계 권력을 움켜쥐는 나라가 쓰는 말입니다. 오늘날 지구별을 뒤흔드는 권력을 움켜쥔 나라는 미국입니다. 이와 함께 유럽 여러 나라가 권력이 대단히 셉니다. 우리가 배우는 ‘제2외국어’로 프랑스말과 독일말이 있는데, 미국말·프랑스말·독일말은 지구별 권력을 누리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는 우리 이웃에 중국과 일본과 러시아가 있는 터라, 이들 나라 말을 함께 배우도록 이끌기도 합니다.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