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푸름이와 어깨동무하는 삶말
- 교과서와 신문은 띄어쓰기가 왜 다른가요
: 교과서를 만드는 어른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꼼꼼히 살펴서 만듭니다. 신문을 만드는 어른은 신문사에 교열부라는 곳이 있기는 하나, 교열부에서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맞게 다듬더라도 편집부 기자가 도로 고쳐서 내놓곤 합니다. 신문을 만드는 기자로 일하는 사람 가운데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모르는 사람이 제법 많아요. 이러하기 때문에 교과서와 신문은 띄어쓰기가 다릅니다. 그리고, 신문은 작은 지면에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하면서 띄어쓰기보다는 ‘띄어야 할 말을 붙이’더라도 글월 하나에 더 많은 낱말을 넣으려고도 합니다. 그런데, 교과서도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과서는 서로 띄어쓰기가 달라요.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교에 가 보면, 대학교재에서 쓰는 띄어쓰기도 달라요. 어린이가 보는 어린이책 띄어쓰기는 출판사에 따라서 다르고, 푸름이가 되어 보는 푸른책 또한 어린이책과 띄어쓰기가 다르며, 어른들이 읽는 여느 책은 책을 내는 출판사마다 다 다르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엮는 분하고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엮는 분은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바람에 서로 엇갈립니다. 대학교재를 쓰는 어른은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잘 모릅니다. 출판사들은 ‘나라에서 세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가운데 옳지 않거나 알맞지 않다고 여기는 대목이 있어 다르게 쓰기도 하지만, 출판사부터 오래도록 저희 나름대로 쓴 틀에 따라 쓰기도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책마다 맞춤법이랑 띄어쓰기가 다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표준말과 사투리란 무엇인가요
: 표준말이란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누구나 알아듣도록 한 가지로 맞춘 말이에요. 사투리란 내가 살아가는 터전에서 쓰는 말이에요. 사투리는 ‘고장말’이라고도 해요. 고장말이란 고장에 따라 달리 쓰는 말인데, 처음부터 표준말이 있지 않았어요. 함경도는 함경도대로 전라도는 전라도대로 제주도는 제주도대로 말이 달라요. 충청도에서도 충청남도와 충청북도가 말이 다르고, 충청북도에서도 음성과 괴산과 진천이 모두 말이 달라요. 왜냐하면, 오늘날은 자동차나 기차나 버스가 많아 서로서로 쉽게 오가지만, 옛날에는 처음 태어난 곳에서 죽는 날까지 그대로 살았거든요. 옛날에는 따로 표준말이 없었어요. 고장마다 다 다른 말을 썼는데, 이렇게 다 달리 쓰던 고장말을 일제강점기 즈음해서 비로소 ‘표준말’을 마련하려고 국어학자가 애썼고, ‘표준말 맞춤’은 1933년에 처음 마무리됩니다.
- 띄어쓰기도 달라지나요
: 띄어쓰기도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사람들도 늘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달라지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달라지기 때문에, 달라지는 터전에서 달라지는 사람들이 쓰는 말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예전에는 이렇게 띄어서 적도록 할 때가 나았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이처럼 띄어서 적도록 할 때가 낫다고 여기거든요. 새로운 낱말을 받아들일 때에도 띄어쓰기는 달라집니다. ‘글쓰기’나 ‘책읽기’나 ‘즐겨찾기’ 같은 낱말을 오늘날에는 흔히 붙여서 쓰지만, 이 낱말을 붙여서 적은 지는 얼마 안 되었습니다.
어느덧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를 적는다. 아이들은 왜 이런 이야기들을 궁금해 할까. 우리 어른은 우리 말과 글이 어떠한가를 놓고 궁금해 하기는 할까.)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