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9.20.

숨은책 132


《티베트 의학의 지혜》

 다이쿠바라 야타로 글

 박영 옮김

 여강

 1991.7.30. 



  큰아이가 우리 품에 찾아온 날(2008.8.16.)을 곧잘 떠올립니다. 이날을 맞이하기 앞서 아이를 집에서 낳으려고 마을 할머님한테 여쭙고 다녔습니다. 마을에서나 어디에서나 “요즘 왜 굳이 집에서 낳으려 하느냐?”는 핀잔하고 지청구하고 걱정만 들었습니다. 곁님하고 저는 마을이나 둘레에 그만 묻기로 했습니다. 스스로 길을 찾고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티베트 의학의 지혜》를 헌책집에서 만납니다. 먼 옛날부터 푸른별 모든 곳에서는 ‘집’이 “짓는 곳”인 줄 알았기에 집에서 아기를 맞이하기 앞서 어버이부터 “짓는 손길”을 익히려고 했습니다. 아기는 “짓는 눈빛”을 바라보면서 이 땅에 오기에 기쁘게 울고 노래할 수 있습니다. 첫날과 세이레를 거쳐서 온날고 돌을 지나고, 두 살과 세 살이 흘러 열 살이라는 ‘철빛나이’를 가로지르는 아이들입니다. 엄마몸을 거쳐서 태어나되, 아기는 엄마아빠가 함께 받을 노릇입니다. 엄마가 아기한테 젖을 물리는 만큼, 아빠는 모든 집안일을 도맡으면서 집살림을 꾸릴 노릇입니다. 함께 짓기에 집입니다. 함께 지내기에 집이지요. 함께 즐거울 터전으로 삼는 집이기에, 우리는 집에서 밥짓기와 옷짓기와 말짓기와 꿈짓기와 노래짓기와 얘기짓기라는 살림짓기를 합니다. 온마음과 온마음으로 짓기에 사랑을 낳아서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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