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9.8.
《바쁜 날에도 배는 고프다》
히라마쓰 요코 글/이정원 옮김, 씨네21북스, 2016.4.1.
아침에 마당나무와 뒤꼍나무에 깃드는 새가 한참 노래를 베푼다. 밤이면 아직 소쩍새 노랫소리를 듣는다. 새끼손톱보다 작게 맺는 부추꽃을 날마다 톡톡 따먹는다. 빨래를 하고서 국을 끓이고 밥을 한다.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내내 손빨래를 한다. 겨울에도 웬만하면 손빨래만 한다. 낮에는 〈숲노래 책숲〉에서 책꽂이 한 칸을 옮기느라 낑낑댄다. 얼추 자리만 잡는다. 이튿날 마저 손질하자. 《바쁜 날에도 배는 고프다》를 돌아본다. 제법 잘 쓴 이야기일 텐데, 이웃나라에서는 이처럼 ‘살림짓는 하루를 삶으로 풀어내는 사랑’을 수수하게 편다. 우리나라는 이처럼 ‘살림과 삶과 사랑과 숲’을 하나로 아우르는 수수한 글쓰기가 아직 멀다. 너무 멋을 부린다. 너무 잘 보이려고 한다.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간다. 겉보기로 예뻐야 사람이 예쁠 수 없다. 겉으로 보기좋은 밥이어야 아름다울 수 없다. 바쁘건 느슨하건 배가 고프기는 마찬가지요, 서두르건 차분하건 밥을 짓는 하루는 고스란하다. 이 두 갈랫길을 문득 알아본다면, 글빛이란 늘 삶빛이면서 살림빛에 사랑빛이요 숲빛을 사람빛으로 담는 씨앗길인 줄 받아들이겠지. 말 한 마디로 말씨를 심듯, 글 한 줄로 글씨를 심는다. 멋부린 글은 언제나 쭉정이로 갈 뿐이다.
#忙しい日でもおなかは空く #平松洋子 (2008년)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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