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9.6.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

 이오덕 글, 보리, 1993.8.15.



어제도 구름 없는 밤하늘이요, 달도 돋지 않아 미리내가 더 또렷하면서 밝더라. 우리는 넷이서 불빛 없는 들녘 한복판으로 걸어가서 한참 별바라기를 했다. 문득 별똥 한 줄기가 굵고 길게 지나갔다. 어제 서울에서는 불꽃잔치를 벌였다는데, ‘밤별’을 잊은 채 ‘펑펑소리’에 길드느라 ‘나(넋빛)’를 잃어가게 마련이다. 나비가 날고, 바람이 싱그럽다. 첫가을볕은 따뜻하고 첫가을밤은 서늘하다. 새길로 가는 하루이다.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를 곱씹는다. 나는 이 책을 1998해에 처음 읽었다. 푸름이한테 들려주는 길잡이책인데, “나는 왜 푸른배움터를 다닐 무렵에 이런 책을 알려주는 길잡이를 하나도 못 만났을까?” 하고 돌아봤다. 이듬해인 1999해에 보리출판사 일꾼으로 들어갔는데, 이미 ‘보리출판사에서 낸 책 가운데 ⅔를 읽었’더라. 그래서 한 해에 걸쳐서 천천히 ‘아직 안 읽은 보리출판사 책 ⅓’을 읽었다. 영업부 일꾼이었기에 더 즐겁게 읽고, 이미 읽은 책도 다시 읽었다.


그무렵(1999∼2000) 편집부 사람들은 으레 물었다. “최종규 씨는 편집부도 아닌데 보리 책을 왜 읽어?” “왜 읽냐뇨? 말도 안 되는 말을 물으시네요.” “뭐? 왜 말이 안 되는데?” “저는 책을 팔 사람이잖아요.” “그래, 넌 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파는 사람이지. 그러니까 왜 읽냐고?” “아니, 생각해 봐요. 책을 파는 사람이 ‘책을 모르고 팔아’도 되나요?” “음, 모르는 책을 팔면 좀 이상할 것 같네.” “이상할 것 같은 게 아니다, 잘못이지요. 어떤 책인지 모르고서 덥석덥석 팔면 거짓말쟁이(사기꾼)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제가 일하는 이곳(보리) 책을 낱낱이 다 읽고서 ‘스스로 읽고서 알차다고 여기는 책만 팔려’고 하는 마음입니다.” “어, 그런데 최종규 씨 마음에 안 차는 보리 책이 있으면 어쩌려고? 안 팔 셈이야?” “그 일은 참 어려워요. 그러나 저는 이미 이곳에 일하려고 들어오기로 했을 적에 ⅔를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했어요. 내가 도무지 팔 마음이 서지 않는 책이 열 자락이 넘으면 일을 못 하겠다고. 그래도 저로서는 팔 마음이 서는 책이 많다고 여겼기에 여기에 들어오기로 했고, 새로 나오는 책은 누구보다 먼저 읽어서 신나게 팔려고 합니다.”


그때나 이때나 책팔이(영업자)로 일하는 분은 책을 덜 읽거나 더디 읽거나 안 읽는다. “어떻게 우리 일터 모든 책을 다 읽나?” 하는 분이 많다만, 다른 일도 아닌 책일이라면 책을 알아야 맞다. 물고기를 파는 일을 한다면, 스스로 파는 물고기를 다 알아야 맞다. 스스로 파는 물고기를 다 먹어 보고서야 팔아야 맞다. 나물집이라면 스스로 파는 나물을 다 먹어 보고 알아야 맞다. 과일집이라면 스스로 파는 과일을 다 먹어 보고 알아야 맞다.


우리나라는 아주 엉터리이다. 스스로 읽지도 않은 책을 버젓이 팔아치울 뿐 아니라, 부추기기(주례사서평)까지 한다. 스스로 해보지도 않은 일을 글로 쓰거나 책으로 묶어내기까지 한다. 벼슬(공무원)을 맡는 이들을 보자. 가난한 적이 없던 사람이 어떻게 ‘가난이바지(복지정책)’를 할까? 아주 예전에 가난한 적이 있더라도 ‘오늘 가난하게 살아가며, 가난집을 이웃하는 작은살림’을 꾸리지 않는다면 가난이바지를 할 수 없게 마련이다. 눈앞에 없는 일을, 몸소 안 하는 일을, 온마음을 기울여서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지역구의원’은 정작 마을(지역구)에 깃드는 날이 밭다. 거의 서울에 머문다. 거의 서울에 머무는 ‘지역구의원’이 마을살이에 무슨 이바지를 하겠는가.


이오덕 어른이 남긴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는 매우 쉽다. 글쓰기를 어떻게 가르쳐야겠는가? 나(어른)로서 나(삶)를 돌아보는 그대로 가르치면 된다. 나(사람)로서 못 하는 일이 있으면 못 한다고 스스럼없이 밝히면서 창피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된다. 나(숨결)로서 조금쯤 잘 하는 일이 있으면 어떻게 잘 해낸다고 나즈막이 들려주면서 고개숙이고 새롭게 배우는 이야기를 속삭이면 된다. 스스로 삶을 고스란히 밝히면서 들려주기에 ‘가르치고 배운’다. 모든 사람은 가르치기만 할 수 없고, 배우기만 할 수 없다. 우리는 늘 서로 가르치고 배운다. 나이가 많거나 벼슬을 쥐거나 돈이 많거나 이름이 높거나 힘이 세다면서 ‘말을 많이 하’려고 한다면, 이들은 그저 꼰대에 거짓꾼이게 마련이다. 들숨을 고스란히 날숨으로 내놓아야 하듯, 가르치는 만큼 배울 노릇이고, 배우는 만큼 가르칠 노릇이다. 들숨날숨이란 하늘빛이기에 누구하고나 어깨동무하며 이웃으로 어울리는 하루를 살림할 노릇이다. 이러면 된다. 이러면 넉넉하다. 글쓰기란 늘 삶쓰기요, 글읽기란 노상 삶읽기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


추미애 12억대 관사 두고 뒷말… "47평 1인실, 도민 눈높이에 맞나요"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52231


용혜인이 의원직 내려놓기 힘든 '현실적' 이유

https://v.daum.net/v/20260905185253974


김승원, 신약임상 청탁의혹 반박…"동물실험조작·누락 몰랐다"(종합)

https://v.daum.net/v/20260905183350741


용혜인 공방 김현지로 확전…野 “인사 농단” 與 “음모론 정치”

https://v.daum.net/v/20260905170237428


'워킹맘' 용혜인, '아이돌봄 지원법'에 반대표 던졌다…배경은

https://v.daum.net/v/20260906112237968


시속 40㎞ 자전거와 마주친 40대…평범한 산책길의 비극[사건실화]

https://v.daum.net/v/20260905180131237


밴스 부통령 "베네수엘라 원유 650억 배럴 확보, 미국인도 로열티 받을 것" 캐롤라인 레빗 사퇴 후 첫 백악관 기자회견 (한글자막 풀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v8KtHKtwd0


+


李 영입 거절했던 용혜인…7년 전 인연이 ‘폭탄’ 됐다

https://v.daum.net/v/20260905060232205


과태료 안낸 법무장관 후보자…김승원 소유 차량 세 차례 압류

https://v.daum.net/v/20260904183551172


李 ‘연임 불출마 선언’ 요구에... “도둑질 안 하겠다 말하라는 격”

https://v.daum.net/v/20260904232608501


“장애를 파는 장사꾼”…박위 3년 전 영상에 네티즌들 “양파처럼 계속 나와”

https://v.daum.net/v/20260905060242224


용혜인부터 법사위원장까지… 민주당은 왜 관례를 깨나

https://v.daum.net/v/20260905070241664


경단녀를 경력보유로 바꾸자는데…용혜인 기권표 던졌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48/0000637580


'김현지 뒷배'까지 번진 용혜인 논란...김민석 환영→고심→다음은?

https://v.daum.net/v/20260906140952089


'담뱃불로 지지고 성 착취물 유포했는데...' 10대 여학생들 집행유예 확정

https://n.news.naver.com/article/660/0000116610?cds=news_media_pc&type=edit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