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9.4.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김승복 글, 달, 2025.7.7.
간밤은 서늘했다. 밤새 풀벌레 노랫가락으로 덮었고, 아침과 낮과 저녁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푸른노래 사이에 매미울음이 곁들인다. 읍내 나래터를 다녀오는 길에 저잣마실을 한다. 왼발을 절뚝이며 천천히 걷자니 15:05 시골버스로 나가서 16:40 시골버스로 돌아오는 길이 빠듯하다. 오늘은 혼자 다녀오며 책을 두 자락 읽었다. 씻고서 저녁을 끓인다. 하얗게 오르는 부추꽃을 톡톡 훑어서 가을나물로 삼는다. 알싸하게 번지는 흰꽃맛이 즐겁다.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를 돌아본다. 일본에서 한글책을 팔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어울린 나날을 차곡차곡 담는 줄거리이다. 머리말을 보면 ‘돌봄터에서 못 짼다는 좀(병원에서 수술불가능 판정으로 시한부인생을 기다리는 말기암)’ 탓에 몇 달 뒤에 숨을 거두리라 여겼으나, 오히려 몸을 째지 않고 좀을 걷어내지 않았기에 살아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머리말에 살짝 나오고 끝난다. 아쉽다. 이 이야기야말로 이 책을 이루는 줄거리로 삼을 만하지 않았을까. 칼을 안 댔기에 살아날 수 있던 길이란, 책읽기와 책짓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좀(나쁜것)이란 무엇이겠는가. 나쁜책(좀)이 따로 있겠는가. 좋은책(수술)이 참말로 좋은길일까. 좋고나쁨·옳고그름이란 틀과 담이 아닌, 삶과 살림과 사람과 사랑이라는 사잇길을 그려내기에 비로소 책이라 할 수 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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