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8.31.


《신세기 도킹 스테이션》

 윤다미 글, 교유서가, 2026.6.26.



앵두나무 둘레 풀을 벤다. 잘 자라던 풀을 서걱서걱 눕힌다. 그동안 푸른바람을 베푼 풀이라면, 이제는 흙을 북돋울 짚으로 간다. 아침에 훑은 풀하고 당근으로 풀물을 짠다. 어제 남은 국으로 낮밥을 먹고서 큰아이랑 저잣마실을 간다. 새소리가 거의 사라진 시골 읍내는 휑뎅그렁하다. 높다란 잿집을 아무리 많이 세운들 어느 곳이든 아름다울 수 없다. 둘레 다른 곳은 억수로 비가 온다지만, 고흥만큼은 조용하다. 아니, 고흥에서도 도화면만큼은 가만하다. 《신세기 도킹 스테이션》을 읽었다. 이대로 넉넉할 수 있지만, 조금 짧게, 그러니까 ⅓이나 ¼쯤으로 길이를 줄여서 노래를 부르면 어떠려나 하고 돌아본다. 노랫말이 길기에 대수롭지 않고, 짧기에 낫지 않다만, 낱말뜻을 하나하나 스스로 더 깊고 넓게 짚고 살피면서 먼먼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우리 스스로 어떤 소리에 어떤 삶을 어떤 마음으로 얹었는지 헤아린다면, ‘옛’도 ‘새’도 늘 그저 ‘오늘’로 흐르는 ‘물’인 줄 알아차릴 만하겠지. ‘말’과 ‘물’은 다르지만 닮는다. 다르기에 닮고, 다르기에 닿으려고 다가가고 다가온다. 영어나 일본한자말을 굳이 안 써야 하지는 않으나, 스스로 노래할 적에는 ‘가장 쉬우면서 수수한 오래말’을 일부러 골라서 혀끝에 얹기를 빈다. ‘오래말’에 오히려 ‘새빛’이 흐르게 마련이고, ‘새말’이라 여기는 영어나 일본한자말은 거꾸로 ‘묵어서 바래는 늪’이 도사리기도 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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