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8.30.


《빨간 부채 파란 부채》

 이영림 글·그림, 봄볕, 2026.2.20.



아침에 풀을 베어 풀물을 짠다. 당근을 손질해서 곁들인다. 속꽃(무화과)을 다섯 알 딴다. 왼뒤꿈치는 아직 욱씬거린다. 아픈 곳은 안 써야 하는데, 자꾸 걸어다니면서 발을 쓰니까 안 낫는 듯싶다. 천천히 절뚝이면서 빨래를 하고 국을 끓인다. 되도록 앉거나 누워서 온몸을 쉬기로 한다. 오늘도 어제처럼 해가 환하게 비추다가 비가 오는 날씨이다. 전남 다른 곳에는 벼락비가 온다지만 고흥은 얌전하다. 《빨간 부채 파란 부채》를 되새긴다. 처음에는 재미삼아서, 차츰 놀이삼아서, 이윽고 착하게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두 가지 부채를 남모르게 살살 부친다고 하는 줄거리이다. 재미라면, 가볍게 재는 결이다. 놀이라면, 노을과 너울처럼 새롭게 움직이는 결이다. 착하다면, 차분하고 참하게 물드는 철빛이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서울에서 지낸다. 옛이야기는 ‘서울 아닌 시골(또는 마을)’이라는 터전을 바탕으로 그렸으니, 오늘날에는 좀 다르게 풀어낼 수 있으리라. 다만, ‘착하다’라고 하는 결을 너무 좁게 바라보는 듯싶다. 풀꽃나무는 햇볕만으로는 안 자란다. 빗물을 머금으면서 바람을 마셔야 자란다. 사람도 햇볕만으로는 안 큰다. 빗물을 마시면서 바람을 받아들이기에 바다처럼 너른빛으로 피어난다. 우리나라 서울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제 시골에는 무엇이 있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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