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시골밖
서울을 한복판에 두는 탓에 ‘서울’도 ‘마을·고을·고장’ 가운데 하나인 줄 잊어. ‘서울곁(수도권)’과 ‘서울밖(비수도권·지방)’을 가르기도 하고. 참으로 서울밖에 누가 있고 무슨 삶이 흐르는지 하나도 몰라. 서울이 아니고 서울과 멀대서 ‘시골’이라 여기는데, 서울이란 ‘시골밖’이라는 소리이기도 해. 시골에서 멀리 떨어지느라 들숲메바다를 잊는 늪인 서울이야. 푸른터를 등지면서 “나 스스로 누리(우주)이자 집”인 줄 모르는 채 헤매는 서울이고. 조금만 짚어도 알아챌 테지. 서울밖에 있으니 서울을 몰라. 시골밖에 있으니 시골을 몰라. 숲밖에 있으니 숲을 몰라. 하늘밖에 있으니 하늘을 몰라. 별밖에 있으니 별을 몰라. 빛밖에 있으니 빛을 몰라. 밤밖에 있으니 밤을 몰라. 그러니까 스스로 오롯이 사랑으로 있지 않느라 ‘사랑밖’이면 사랑을 모르지. 요즈음은 서울을 알아야 돈을 벌고 이름을 얻고 힘을 부린다고 여겨. 서울을 멀리하면 돈도 이름도 힘도 멀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데, 이럴수록 서울밖에서 더 돈·이름·힘을 쥐려고 악착같이 굴어. 시골에 있기에 시골을 배우면서 품는 길하고 오히려 동떨어지는 셈이야. 사랑을 짓는 집에서 지내지만 “어떡해야 이 집구석을 벗어나나?” 하고 싫어하고 걱정하는 나날이기도 해. 나무를 알려면 ‘서울나무’나 ‘시골나무’가 아닌, “나무 스스로 넉넉히 뿌리를 내려서 기쁘게 줄기를 올리고 가지를 뻗을 푸른터”를 그리는 나무 곁에 있어야겠지. 사람을 알려면 ‘서울사람·시골사람’도 ‘가시내·사내’도 아닌 “스스로 사랑으로 하루를 지어서 살아가는 새로운 사이”를 찾아보고 알아보아야 하고. ‘싸움밖’과 ‘평화밖’이란 무엇일까? ‘학교밖’과 ‘집밖’은 어떤 곳일까? ‘사랑밖’에 ‘꿈밖’에 ‘노래밖’에 ‘이야기밖’에서 헤매는 너(나)이지는 않니? 2026.8.17.달.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